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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강댐 건설로 고향 잃은 수몰민의 아픔 담아…“그때 우리는 참 행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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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이광택·오일주·김진국·이향미 작가, 22일까지 춘천미술관 ‘연연戀戀- 잠겨버린 그리움’
단편소설부터 사진, 문인산수화까지 볼 수 있어

◇이광택·오일주·김진국·이향미 작가, 22일까지 춘천미술관에서 댐 건설로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수몰민의 아픔 담아 ‘연연戀戀- 잠겨버린 그리움’ 전시를 펼친다.

올해는 소양강댐이 완공된 지 50년이 되는 해다. 산업화의 이름으로 산골짜기는 호수가 되고 그 호수에 잠긴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사람들. 그들의 설움 그리고 아쉬움은 아직까지 쉬이 가시지 않고 있다. 그러한 수몰민을 위로하고, 그들의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 이광택·오일주·김진국 작가가 마음을 모아 전시를 마련했다. 이 작가의 그림과 오 작가의 사진, 그리고 김 작가의 소설로 표현된 수몰민의 그리움은 그때 그 시절로 우리를 데려다 놓기에 충분했다.

전시를 통해 고향을 잃은 과거의 슬픔 그 밑바닥에서 옛 추억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다.

전시 주제인 ‘연연戀戀- 잠겨버린 그리움’에서 잠기다는 두 가지의 뜻을 갖는다. 물 속에 가라앉거나 자물쇠로 채워져 열리지 않는 ‘잠기다’가 그것. 수몰민의 고향이 물속에 잠겼고, 매일 고향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기에는 삶이 너무 치열해 그리움을 자물쇠로 잠그고 살아왔다. 그럼에도 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그리움의 향수에 취해 옛 이야기를 안주 삼아 마음을 털어 놓고는 했단다.

◇이광택·오일주·김진국·이향미 작가, 22일까지 춘천미술관에서 댐 건설로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수몰민의 아픔 담아 ‘연연戀戀- 잠겨버린 그리움’ 전시를 펼친다.

김진국 작가는 춘천문화원에서 출간된 도서 ‘댐과 춘천’을 비롯해 수몰민에 대한 여러 자료를 토대로 단편 소설을 집필했다. 오일주 작가는 소양호 상류인 인제부터 춘천까지 소양강 주변의 모습들을 다양한 각도로 사진에 담아 이제는 달라져 버린 시간 속에서 추억을 더듬는다. 이광택 작가는 문인산수화를 현대화 시켜 자연과 집, 사람을 몽환적이고 동화적이게 표현했다. 이들은 각자만의 분야에서 소양강댐의 존재가 당연하다고 느꼈던 지금의 세대들에게 전시장을 나가는 순간까지도 계속해서 메시지를 던진다. ‘세상에 원래 그랬던 것이 있느냐고, 당연한 것이 어디 있겠냐고.’ 이유미 전시 기획자는 “다시는 볼 수 없는 고향이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번 전시에서 그 그리움을 꺼내어 공유하고 상실감을 위로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한편 전시 기간 동안 서양화가 이향미 작가는 수몰민들과 함께 미술 작업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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