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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째 기부금만 놓고 사라지는 '풀빵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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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현금 570만여원 든 상자 전달
상자에는 대원들 위한 응원 메세지 빼곡

◇익명의 독지가가 보낸 기부금이 담긴 종이상자의 모습.

9년째 소방서에 남몰래 기부금을 전달하는 '풀빵 아저씨'가 훈훈함을 더해 주고 있다.

지난 21일 저녁 7시30분께 원주소방서 당직실에는 허름한 옷을 입은 남자가 "시민 안전에 애쓰는 소방공무원의 복지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며 커다란 종이 상자를 건내고 홀연히 사라졌다.

"누구시냐"는 질문에 대답대신 건넨 종이상자에는 현금 570여만원이 들어 있었다. 이날 소방서를 찾은 남자는 지난 2015년부터 해마다 소방서를 찾아 기부금을 전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시내에서 풀빵 노점을 하는 것으로만 알려진 독지가가 9년간 전달한 기부금은 모두 2,800여만원에 달한다. 자신은 물론 시민들이 한푼두푼 함께 모은 성금이 담긴 종이상자에는 종이상자에는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소방 파이팅’, ‘안전 지켜주셔서 감사해요’ 등 응원 메시지도 적혀있었다.

원주소방서는 익명의 독지가가 전달한 기부금으로 그동안 취약계층 소방시설 보급, 물품 구매, 순직·공상 공무원을 위한 특별위로금 등에 사용했다.

박순걸 원주소방서장은 “기부자의 선행으로 추운 겨울 원주시에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듯이 훈훈한 마음이 든다”며 “기부자들의 격려와 응원에 부응하고자 소속 직원들이 의기투합해 더욱 시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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