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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정순신 아들 퇴학 등 징계 요구 여론에 "서울대에서 답변할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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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신 아들 학폭 엄중하게 봐…검증에서 걸러내지 못한 아쉬운 점 많다"
국수본부장 오늘부터 대행체제…2년만에 또 지휘공백…내부 인사 하마평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현안 브리핑에서 국가수사본부장 검증 관련 대통령실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은 26일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이 취소된 사안과 관련해 "검증에서 문제를 걸러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현재 공직자 검증은 공개된 정보, 합법적으로 접근 가능한 정보, 세평 조사를 통해 이뤄지는데 이번에 자녀 관련 문제이다 보니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서 "합법적 범위 내에서 개선 방안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폭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대통령은 학폭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관련 부처에서도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당 학폭 사건이 5년 전 보도됐는데도 검증에서 걸러내지 못했다'는 취재진 질문에 "언론에 보도됐지만, 실명으로 나온 게 아니라 익명이 나왔기에 관계자가 아닌 사람들이 알기 어려웠다"며 "아는 사람은 안다지만 대부분 몰랐고, 그래서 이번 검증에서 걸러지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도입한 공직예비후보자 사전질문서를 통해 걸러질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추가 질문에는 "그 질문서에 학폭 관련 질문이 없다"고 답했다. 정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 폭력 전력을 자발적으로 적어내지 않고 숨겼다는 취지로 읽힌다.

'아들이 서울대 철학과에 진학해 다니고 있는데 퇴학 등 징계를 요구하는 여론이 있다'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서울대에서 답변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은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이 발생한 정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을 전날 취소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임기 시작이 일요일(26일)인 만큼 사표 수리를 하는 의원면직이 아닌 발령 취소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2017년 강원도의 한 유명 자립형 사립고에 다니면서 기숙사 같은 방 동급생에게 지속적으로 언어폭력을 가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재심과 재재심을 거쳐 전학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정 변호사 측은 '전학 처분이 지나치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 학생은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정상적인 학업 생활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 변호사의 낙마로 이날부터 김병우(54·치안감)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이 국가수사본부장 직무를 대신한다.

정 변호사는 당초 이날 임기를 시작하고 오는 27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뒤 본격 업무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차기 본부장은 재공모 또는 내부 선발로 선임될 전망이다. 다만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경험이 풍부한 현직 경찰 간부가 본부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검사 출신인 정 변호사 임명을 두고 수사 독립성·전문성을 확보한다는 국수본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거셌던 데다 외부 공모 과정에서 자녀 학교폭력이라는 결격 사유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연합뉴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경찰법)은 국수본부장 외부 공모는 '필요가 있을 때' 하도록 규정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우종수(55·치안정감) 경기남부경찰청장과 최주원(56·치안감) 경북경찰청장 등이 차기 국수본부장으로 거론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내부 선발할 경우 치안정감 중에 선임하거나 치안감이 승진하게 된다"고 말했다.

경찰법상 국수본부장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이 맡는다.

전국 3만 수사 경찰을 총괄 지휘하는 국수본부장이 2년 만에 다시 공석이 되면서 지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수본은 2021년 1월1일 출범했지만 초대 본부장은 같은해 2월25일 임명됐다.

당시 공모에 전직 고위 경찰관과 변호사 등 5명이 지원했지만 결국 내부 인사인 남구준(56) 국수본부장이 낙점됐다. 이 과정에서 최승렬 당시 수사국장이 2개월 가까이 본부장 직무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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