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생업과 본업 사이의 고민, ‘공감의 공간’에서 치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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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산들손들, ‘공감의 공간’ 기획전…춘천 개나리미술관
회화, 설치, 디지털 페인팅, 영상 매체 등 각자의 조형언어로 표현

◇춘천 여성 크루 ‘산들손들’(이은정·박온·신리라·마혜련)은 오는 12일 춘천까지 개나리미술관에서 ‘공감의 공간’을 주제로 전시를 펼친다.

‘예술이 돈이 될 수 있을까’

예술을 시작하려 하는 이들과 예술가들의 마음속에 언제나 맴도는 질문이다. 예술은 그 자체로 고귀하고 의미 있는 행위이지만 먹고 사는 문제로 접근하면 끝없는 터널에 갇히게 된다.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의 경계, 생업과 본업의 간극 속에서 책임감이 부과되는 나이에 접어든 이은정·박온·신리라·마혜련 작가는 사회적인 관계 속에 놓인 자신의 위치를 탈피한다. 그리고 삶 속에서 느끼는 결핍과 감성에 집중, 각각의 조형언어를 통해 오는 12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공감의 공간’을 주제로 전시를 펼친다.

참여작가들은 춘천에서 활동하는 여성 예술가 ‘산들손들’의 멤버들로, 이들의 손에서 전시장은 공감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 된다. 턱 끝까지 차오른 숨을 고를 힘도 없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여유가 없다. 여유 없는 이들은 누군가를 공감할 수도,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도 없다.

하고 싶은 것과 해야만 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을 반복하다 결국 해야만 하는 것을 선택한 이들은 과연 행복할까. 답이 없는 생각들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리고 부서진다. 파도의 잦은 부서짐으로 우리의 마음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고,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우물을 만들었다.

박온 작가는 ‘우울의 못’이란 타이틀로 디지털 페인팅 작품을 선보이며, 자신을 이루고 지탱하는 감정을 묻어둔 우물 속을 들여다보며 우울의 깊이를 가늠하게 한다. 옛말에 자신의 힘듦을 마주해야만 더 나아갈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박 작가는 우울 속으로 도망가기보다는 정면으로 부딪쳐 보기를 권한다. 신리라 작가는 엄마라는 역할과 예술가로서의 자아에 대한 정체성의 경계에 서 있는 자신의 내적 공간을 ‘나의 이름들’로 표현했다. 자연의 순리처럼 누구나 맞게 되는 시절에 대한 따스한 위로와 응원을 담아 경계에 놓인 이들을 다독인다.

이은정 산들손들 크루 대표는 “공감을 잃어버린 세대가 만나 공감의 가능성을 모색해 나갔으면 좋겠는 마음”이라며 “삶에 대한 접근 방식을 시각예술 작품을 통해 들여다보고 스스로를 반추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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