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원포럼]환절기 마음 관리법

이남규 미소금융강원춘천법인 대표

때는 바야흐로 봄입니다. 그러나 아침저녁으론 아직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기 때문에 환절기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할지 모릅니다. 이러한 환절기에는 자칫 체온관리 등이 소홀하여 감기 등에 걸릴 수 있어 건강에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더불어 지난 3년간 우리를 고통에 빠뜨렸던 ‘코로나 팬데믹’도 언뜻 끝자락이 보이는듯 싶습니다. 그러나 언제 또다시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할지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때입니다. 이 또한 환절기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인 경제는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후유증 등으로 아직도 혹독한 한겨울입니다. 언제 봄이 올는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또 한편으로 봄은 왔지만 우리 마음도 아직 봄이 아닙니다. 불편한 환절기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요즘도 우리 눈과 귀에 들리는 뉴스는 마음 불편한 내용이 유독 많습니다. 지난해 겨울 초입에 겪은 이태원 참사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의 우방 튀르키예에서는 사상 유례없는 지진 참사가 났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1년 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 경제를 짓누르는 암덩이가 되어갑니다.

난방비에 전기료가 우리 마음을 우울하게 합니다. 거기에 학폭, 건폭 등 마음 불편한 소식은 우리에겐 분노를 줍니다. 정치권에선 수준 이하의 말과 행동을 쏟아내며 이전투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뉴스를 외면하고 차분하게 거리를 나서면 상대방을 공격하는 문구를 사용한 정치권 프래카드들이 또다시 우리의 마음을 비틀어 놓습니다.

그럼 마음의 환절기를 극복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사회학자나 전문가가 아닌 저로서는 딱히 해법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해봤습니다. 표현을 바꾸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요?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막말이 횡행하는 이 마음 불편한 시기에 서로를 다독이는 말 한마디 글귀 하나가 우리의 삶을 훨씬 좋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난주 이러한 뉴스를 봤습니다. 서울 지하철 안내방송에서 “잠시 휴대폰을 내려놓고 창밖 한강 풍경을 감상하시면 좋겠습니다”란 멘트가 나왔답니다. 서울교통공사에 근무하는 최경천 차장의 아이디어로 계절별, 시간대별로 내보내는 이 색다른 안내방송에 많은 사람들이 위로받았다는군요.

인터넷 시대에 악플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구제할 목적으로 하는 유명한 민병철교수의 ‘선플달기운동’ 은 이시대 참 필요한 캠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에서는 임직원 호칭을 직명을 넣지 않고 부른다는 참신한 캠페인도 표현을 바꾼 사례가 아닐까요.

차제에 신문기사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가급적 존대어를 사용하면 어떨까 합니다. 알권리 또는 표현의자유를 내세운 각종 프랭카드 특히 정치권 플랭카드 등도 법령을 정비하여 숫자나 문구를 제한하면 어떨까 합니다.

최근 베스트셀러인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에 등장하는 노숙자 출신 주인공 독고씨의 멘트가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까요... 편의점에서 접객을 하며 ... 사람들과 친해진거 같아요. 진심 같은 거 없이 그냥 친절한 척만 해도 친절해지는 거 같아요.”

이제 좀 있으면 완연한 봄이겠지요.

봄이 오면 상대방을 공격하는 막말이 줄어들고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가 꽃처럼 피어나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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