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신호등]화목보일러 안전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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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원주 주재기자

봄이 다가오면서 곳곳에는 초목의 싹이 돋고 있다. 그러나 봄철마다 강원도에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산불이다. 현재 원주소방서, 산림항공본부, 북부지방산림청 등 다양한 기관들에서 봄철 산불 조심에 대한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 자주 언급되는 것이 ‘화목보일러’다.

지난 겨울에는 도시가스 등 물가 상승으로 난방비 부담이 커졌다. 대신 기름이나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사용하는 화목보일러로 바꾸는 가구도 늘고 있다. 화목보일러는 연료비와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에 일반주택, 농촌지역에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그러면 소방·산림당국은 화목보일러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일까. 대부분 화목보일러가 설치된 곳은 땔감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산림과 인접한 곳이 많다. 하지만 화목보일러 내에는 온도 조절 장치가 따로 없어 연통이 과열되기 쉽고, 관리는 어려워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더군다나 산림 인근에 있는 주택의 경우 산불로도 번질 가능성이 있다.

2020년 5월 축구장 면적(0.714㏊) 172개에 달하는 산림 123㏊를 태운 고성산불의 원인은 화목보일러 부실시공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인제군 서화면 천도리의 한 주택의 화목보일러에서 불이 나 약 1시간 만에 진화되는 등 곳곳에 크고 작은 화목보일러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도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도내에 화목보일러로 인한 화재는 97건 발생했으며, 과열·과부하 등 취급 부주의로 인한 화재도 89건에 달한다.

하지만 화목보일러는 가스보일러와 달리 설치·검사 관리에 대한 안전관리 규정은 없어 사각지대에 머무는 상황이다. 결국 화재를 예방하려면 스스로의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 보일러 인근에는 가연성 물질이 없는 지 확인하고, 복사열에 의해서도 폭발할 수 있는 부탄가스 등은 먼 곳에 보관해야 한다. 또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대처를 위해 근처에 소화기를 비치해야 한다. 소나무와 젖은 나무를 태울 때 발생하는 송진, 수액이 연통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마른 장작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간이스프링클러 설치해 화재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 간이스프링클러는 기존 수도 배관에 연결해 화재 발생 시 초기에 불을 끄거나 불이 번지는 걸 막는 장치다. 실제로 원주소방서와 의용소방대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ESG관리팀의 기부를 통해 원주지역 내 산림 인접주택 화목보일러 설치 가구를 대상으로 간이스프링클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물론 겨울이 끝나가고 있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봄과 여름철에는 사용하지 않아 먼지와 가연물이 쌓인 화목보일러를 작동시키면 예기치 못한 화재가 될 수 있기에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설마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화목보일러를 사용한다면 지금 당장 자체적인 점검에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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