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자연을 버리고 혼자 살아갈 수 있을까? 기후와 생태의 위기가 인간의 위기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어느 때보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문득 드는 생각입니다.
되돌아보면 화석 연료에 의존한 산업 발달은 탄소를 과잉 배출하며 자연을 수탈해 얻은 성과였고 인간이 무분별하게 쓰고 버린 폐기물로 지구는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눈부신 산과 바다, 강, 깨끗한 공기..., 우리가 당연하게 누렸던 자연을 우리 후대는 더는 보고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이어지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습니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와 생태의 위기는 그래서 인간의 위기입니다.
대응이 더는 늦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생물다양성의 거점이면서 탄소 저장고인 산림 비중이 높아 ‘대한민국의 허파’로도 불리는 강원도는 더욱 그렇습니다.
요즘 기후 변화와 생태 위기 해결을 위해 많이 거론되는 운동이 ‘탄소 중립’이지요.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왠지 어렵습니다. 중립을 지키지 못할 것 같기도 합니다. 이상 기후를 늦춰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 싶고, 후대에게 지속 가능한 환경을 물려주고는 싶은데 스스로가 당장 어떤 것부터 해야 할 지는 막막하기만 합니다.
평생 환경 분야에서 일해 온 평창 출신 우승순 수필가는 “환경 문제는 인간의 욕망과 연결돼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 욕망으로는 인공위성을 타고 달나라에 가는 인간들이지만, 욕망을 절제하는 데는 가벼운 비닐봉지 하나에도 불편함을 느낀다”고 했다지요. 맞습니다. 생태 위기를 늦추기 위해서는 불편함이 따릅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우리가 자연을 버리고 살 수 없다면 조금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내 주변에서 할 수 있는 소심한 환경운동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이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슬기로운 녹색팀’이라고 스스로에게 명명한 취재팀이 가장 먼저 집중한 것은 강원도의 감성이 묻어 있는 ‘투박한 지구 사랑법’입니다.
대부분의 환경운동은 왠지 우리가 사는 지역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너무 거창하고 던져지는 주제들이 너무 무거워 거리감마저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슬기로운 녹색팀은 일상 곳곳에 녹아 있는 친환경 행동에 주목합니다. 내가 먹는 음식, 입는 옷, 사용하는 물건에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것 만으로도 임계점에 이른 지구 온도를 낮출 수 있다면 어떨까요. 한번이라도 이런 질문을 가져본 적이 있다면 우리의 ‘챌린지 시리즈’가 흥미롭게 다가올 것입니다. 1년은 아니더라도 하루 혹은 1주일의 불편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지키는 방식입니다.
첫 번째로 ‘비건 챌린지’와 ‘제로웨이스트 챌린지’를 준비했습니다.
‘친환경’에서 느껴지는 막연함을 좁히기 위해 저희 기자들이 직접 도전, 그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강원도의 산과 바다를 제대로 만끽하고 후대에 물려주기 위한 ESG관광도 함께 살피려 합니다. 여름에는 서핑도 즐기고 해변 쓰레기를 줍는 비치코밍도 하는 동해안 여행을, 가을에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로 강원 네이처로드를 드라이브하는 내륙 여행도 준비하려 합니다.
각자의 일터에서 친환경 실천에 앞장서고 있는 사람들과의 담소도 마련했습니다. 내륙에서 운영되는 염전공장과 선인장 가죽 가방 제작기 등 따뜻한 환경 이야기도 전하겠습니다.
무엇이든 시작이 어렵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이 지면을 여기까지 보고 있다면, 이미 첫발을 내디딘 것입니다. 어떠십니까. 우리와 함께 한 발 나가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어느새, 지구는 한모금 더 푸르러져 있을 것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