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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구정면 금광리 국가산단 후보지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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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현수막 걸렸지만 금광1·2리 이주민들 심정은 착잡
“국가산단 성공 위해 KTX금광리역 신설 필요성”도 제기

◇강릉시 구정면 금광리에 강릉 천연물 바이오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 축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지난 17일 오후 강릉시 구정면 금광리는 인적을 찾아보기 드물 정도로 한산했다.

정부가 이 곳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해 천연물 바이오산업을 키우겠다고 발표한 걸 환영하는 현수막 몇 개가 걸려 있었다. 그러나 고령자가 많은 탓인지 아직 모르는 주민들도 많았고, 소식을 접한 주민들도 반기기 보다는 정든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한다는 부담감에 표정이 밝지 않았다.

금광2리 이장을 맡고 있는 송대수 구정면 이장협의회장은 “이번에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된 부지 내에 70~80여가구가 거주하고 경작지도 많아 살 집과 일터를 잃게 되는 주민이 많다”면서 “여기서 받은 보상금이 과연 다른 곳에 집을 짓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지 걱정도 되고, 남의 농토를 빌려 생계를 유지해 온 임차농은 어디에서 농사를 지어야 할지도 막막하다”고 했다.

구정면에 거주하는 황기원 건축사는 “우량 농지가 대거 산단 부지로 편입되면서 임차농들의 타격이 크고, 대대로 이 곳에 살아 온 주민들이 최대한 가까운 곳에 새로운 생활 터전을 마련해야 하는 것도 큰 과제”라며 “강릉에서 과거 대형 프로젝트로 이주한 지역의 사례를 보면 행정기관이 개입하지 않고 주민들에게 맡겨 문제가 생긴 경우가 빈번했던 만큼 이번에는 시가 적극 나서서 안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광리역이 원주~강릉 KTX 종착역이었다가 현재의 강릉역에 밀린 아픔도 겪었고, 금광리 1.1㎢ 일원이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개발사업시행자를 찾지 못해 지정 해제된 쓰라린 과거를 돌아보며 이제라도 국가산단 활성화 차원에서 이 곳에 역을 신설하고 생활 편의 시설 등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됐다.

이 마을 권오두씨(경제학박사)는 “금광리에 역이 신설돼야 국가산단에 근무하는 인력들이 바로 KTX를 이용해 서울을 오갈 수 있어 인력 채용이 수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강릉이 북방 물류의 중심지로 성장하는 기틀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용 강릉시의원은 “국가산단이 확정될 경우 생활의 터전을 잃는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주민 의견을 폭 넓게 수렴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집행부에 충실히 전달하겠다”고 했다.

김흥열 강릉시 항만물류과장은 “앞으로 조직을 보강해 금광리 국가산업단지가 강릉 남부권 발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보상, 이주 관련 민원과 기업 유치, 전문 인력 양성, 생활 인프라 확충 문제 등 필요한 제반 사항을 해결하는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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