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원포럼]특별자치도 성공으로 고도갈등 극복

김주원 상지대 사회적경제과 교수

현재 우리 사회는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군수, 조합장 등 법률에 의한 선거제도가 고도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마을내 이장선거조차도 휴유증이 남는 경우가 있다. 선거과정에서는 참여자들을 양자구도(Binary)로 몰아넣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승패가 갈리는 일이라 선거일에 가까울수록 더 심해진다. 우리가 경험한 최근 선거에서 이미 입증되었다. 표차가 크지 않은 대부분의 선거가 이런 휴유증을 남겼다.

강원도 갈등은 지형상 구조적으로 더 취약하다. 더군다나 북으로는 DMZ로 막혀있고 동쪽끝은 바다다. 그리고 백두대간이 영동과 영서를 가르고 있다. 광주산맥 차령산맥 사이 평지로 논밭이 있지만, 대부분이 산지다. 18개 시군이 자치권을 가지고 운영되지만 읍면동단위로 보면 무수히 많은 갈등과 반목이 있다. 읍면에서도 행정리 자연부락단위 최소지역 공동체내에서도 귀농귀촌자와 원주민간 갈등이 있다. 선거는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민주적 절차와 과정인데 오히려 그 휴유증으로 갈등이 더 부추겨지고 있다.

강원도에도 고도갈등이 내재되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특별자치도를 성공시켜야 한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수도권과 경쟁에서 살아남는 마지막 수단이 특별자치도다. 특별자치의 비전과 계획을 세우고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도민의 참여와 지역간 협력을 이끌어내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마주한 가장 큰 도전은 150만 도민 서로를 괴물로 만들지 않으면서 힘을 모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내는 일이다. 특별자치도의 비전계획이 도민의 가슴에 서서히 스며들어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어야 한다.

특별자치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마을단위,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 우리가 더 잘사는 일은 이웃에 더 관심을 두고 함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에서 시작된다. 농촌마을단위까지 지원하는 사업을 국가, 강원도, 시군이 추진해왔지만 마을내 정보부족, 협력여건부재 등이 사업을 어렵게 해왔다.

우리의 생존은 서로에게 달려있다. 우리의 바람직한 발전은 고도갈등을 막고 정치 리더들이 그 역할에 충실할 때 가능하다. NASA는 우주인을 선발할 때 극심한 압박속에서도 감정을 통제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할 줄 아는 사람을 찾는다고 한다. 우주에서 대인관계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선발된 우주인들에게 교육이 많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심지어 밀폐된 건물에서 모의 시험도 이루어진다. 그때 강조되는 말이 “여러분의 생존은 서로에게 달려있다”라는 말이라고 한다. 우주선만이 아니라 우리는 살아가면서 우주선 속 사람들 만큼 압박을 받고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지역사회내에서도 우주선 공간만큼은 아니겠지만 이미 각자 성벽을 높게 세우고 살고 있다. 이해관계가 심해지면 그 벽은 더 공고해지고 높아질 것이다. 공동체가 그렇다. 지역, 종교, 마을, 성별, 연령별, 학연, 혈연, 지역 등 이미 우리는 그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 선거가 치루어지면서 보수와 진보로 나뉘며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여야 모두 상대편의 잘못을 하나하나 세는 일만 하고 있었다. 이제는 칭찬하고 그 정책이나 주장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함께 갈 수 있는 방향을 정해야 한다. 선거승리로 집권하고 있는 선출직 정치인들은 그 지원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의 발전은 고도 갈등 시대로 가는 현시점에서 우리 사회의 리더들이 나서서 풀어내고 예방하는 방법을 찾아야 더 앞당겨질 수 있다. 사람들간 다름을 인정하고 그 생각의 격차를 줄이는 일은 이제 강원도민의 운동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갈등이든 한쪽이 전적으로 옳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타협할 줄 아는 민주주의 훈련장이 지역 현장에서 만들어져 특별자치도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 강원도 공동체가 더 발전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과 절차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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