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배달 치킨값 3만원 시대' 고물가에 서민경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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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 등 먹거리 가격 줄줄이 올려
정부 전기·가스료 추가인상 고심
고금리에 대출이자 압박도 가중

사진=연합뉴스

치킨 한마리 배달비가 3만원에 육박하는 등 외식 및 가공 식품 가격이 치솟고 있다. 계속되는 고물가·고금리로 서민들의 생계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직후 정부가 정부가 전기와 가스 요금 인상폭을 두고 고민하면서 벌써부터 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먹거리 가격 들썩=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는 다음 달 3일부터 치킨값을 최대 3,000원 인상하기로 했다. 대표제품인 '허니콤보'의 경우 기존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조정된다. 배달비가 3,000~5,000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치킨 1마리 주문비용이 3만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밖에 버거킹은 지난 10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2% 올렸고, 지난 달에는 맥도날드와 롯데리아가 각각 5.4%, 5.1%씩 제품가를 상향 조정했다. 치킨과 함께 햄버거, 생수, 빵, 과자 등의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달 강원지역 외식물가지수는 115.02로 전년 동월대비 7.3% 올랐다. 2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해 11월(9%)보다 상승폭을 좁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분기에도 물가 둔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가공식품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5%로 조정하면서 금융 불안도 커지고 있다. 한국과의 기준금리 차는 기존 1.25%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확대됐다. 이는 2000년 이후 22년 만의 최대 역전 폭이다. 지난달 기준 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면서 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져 서민들의 주름은 깊어가고 있다.

■전기·가스요금 추가인상=정부는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안 확정을 앞두고 있다. 당초 지난 21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에너지 당국인 산업부와 물가 당국인 기획재정부 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이를 미뤘다.

다음 달 1일부터 인상 요금이 적용되는 만큼 늦어도 오는 31일 최종안이 발표 될 전망이다.

전기·가스요금은 에너지 공기업들의 적자·미수금 등을 고려해 인상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기준 한전의 영업손실은 32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56.7% 늘었다. 가스공사의 미수금 역시 8조6,000억원에 달한다.

핵심은 인상폭이다. 지난해 말 산업부는 국회에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해 올해 전기요금을 kWh당 51.6원 인상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이어 1분기 kWh당 13.1원 인상을 추진했으며, 나머지 2~4분기에도 비슷한 폭의 인상이 이뤄져야 연내 적정 인상액 달성이 가능한 상황이다.

가스요금은 메가줄(MJ)당 10.4원을 인상하는 방안이 국회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가스요금 인상분(MJ당 5.47원)의 1.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유력한 상황에 전기·가스요금 인상까지 더해지면 기업, 소상공인을 압박, 전체적인 소비자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서민들의 고통을 고려한 물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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