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강원도, 횡성군과 함께 2027년까지 횡성 묵계리 이모빌리티 클러스터에 전기차 재제조 배터리 안전성 평가센터를 설립한다. 환영할 일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몇 년 전부터 ‘제2의 반도체’라 불려 왔다. 한국 산업의 주력인 반도체를 잇는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실제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5년 연 180조원으로 메모리 반도체(150조원)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세계 배터리 재제조 시장은 마지막 미개척 분야다. 2025년 21조원, 2040년에는 40조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블루오션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배터리 내 재활용 원자재 비중이 높아지면서 폐배터리 기술력은 향후 전기차 사업에 반드시 필요한 능력으로 꼽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폐배터리 태스크포스를 신설하고 배터리 재제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글로벌 물류망을 갖춘 현대글로비스, 전 세계 부품 공급망을 지닌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의 역량을 한데 모아 2040년 66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폐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 전략의 가장 큰 특징은 ‘재제조’다. 이미 현대차는 폐배터리를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는 용기를 개발해 특허까지 취득했다. 국가별로 복잡한 배터리 관련 규제를 충족하는 물류 프로세스를 갖췄다. 글로벌 부품 공급망을 통해 폐배터리 재제조 거점을 구축, 수거한 배터리를 노후 차량 및 AS(사후 서비스)용 배터리로 다시 제조하는 것이 핵심 사업이다. 횡성 센터 건립에 이목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이모빌리티 산업 등 첨단산업 생태계 조성에 올인해 왔으나 대기업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던 강원도와 횡성군은 이제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인 현대차라는 든든한 파트너를 만나게 됐다. 횡성에는 2026년까지 국내 최초 전기차 화재 안전성평가인증센터 설립이 확정됐다. 또 이모빌리티 연구·실증단지뿐만 아니라 전기차 및 이모빌리티 기업지원센터 건립, 소형 전기차 개발지원센터 구축, 자동차 경주 체험장과 숙박시설이 들어선 테마파크 등이 2030년까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강원도는 향후 횡성에 현대차 배터리 R&D(연구개발)기관의 설립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강원형 이모빌리티 산업에 현대자동차는 큰 힘이 될 것이다. 강원도가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현대차의 센터 건립을 계기로 강원도와 횡성군, 현대자동차가 최고의 파트너로 세계 배터리 시장을 주도해 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