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이상고온 현상에 이어 봄비가 내린 5일 이후 갑작스럽게 수은주가 뚝 떨어지는 '꽃샘추위'가 찾아오며 농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농작물 관리가 더욱 어려워지는 반면 난방비 및 자재값 상승으로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조차 버거운 상황이다.
꽃샘추위가 시작된 6일 도내 곳곳에서는 과수농가에서 꽃눈이 떨어지는 피해가 속출했다. 강릉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이모(71)씨의 경우 3,000㎡규모 사과밭의 약 10분의 1에서 꽃이 떨어지는 피해를 입으면서 올해 수확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씨는 "지난달 고온현상이 이례적으로 나타나면서 예년보다 일찍 핀 꽃눈이 오늘 새벽 모두 떨어져 버렸다"고 말했다.
더욱이 8일에는 일부지역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출하 일정이 앞당겨진 곰취, 명이 등 산채류에서도 피해가 우려된다. 따뜻한 날씨로 인해 출하시기가 빨라졌지만 갑작스런 추위로 냉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제에서 곰취와 명이 농사를 짓는 송모(56)씨는 "예년보다 수확시기가 빨라졌는데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며 냉해가 예상된다"며 "난방장치를 준비하는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농업기술원은 기후위기의 영향으로 이 같은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기술지원을 진행하는 동시에 추가 피해가 없도록 시설을 점검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강원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개화기가 평년보다 빨라져 저온 피해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피해 방지를 위해서는 미세살수장치, 방상팬을 미리 점검하고, 기온 강하가 예상될 때 즉시 작동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