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청소년 대상 마약 범죄 엄단"…범정부 마약 특별수사본부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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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교육당국 등 840명 참여…등하교·학원 시간대 집중 순찰
경찰, 중국서 '마약음료' 범행 꾸민 2명 확인…소재 파악 주력

강남 학원가에서 고교생 상대로 마약류를 마시게 하는 신종 범죄가 적발되는 등 마약 범죄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자 관계기관이 범정부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해 대처하기로 했다.

대검찰청·경찰청·관세청·교육부·식품의약품안전처·서울시는 10일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에서 마약 범죄 유관기관 협의회를 열고 마약 수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마약 범죄 특별수사본부'(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검에 따르면 올해 1∼2월 마약 사범은 '역대 최다'를 기록한 작년 동기(1천964명)보다도 32.4% 늘어난 2천600명으로 집계됐다. 마약류 압수량 역시 176.9㎏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7.4% 증가했다. 이 추세면 연간 마약 사범은 사상 처음으로 2만명대가 될 전망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해외직구 등으로 마약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10·20대 마약 사범도 증가세다. 전체 마약 사범 중 10·20대 비중은 2017년 15.8%에서 작년 34.2%로 5년 만에 2.4배로 늘었고, 특히 10대 마약 사범은 2017년 119명에서 작년 481명으로 4배로 증가했다.

특별수사본부는 신봉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김갑식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장이 공동본부장을 맡고, 검찰·경찰·관세청의 마약 수사 전담인력 840명이 참여한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은 이미 운용 중인 전국 마약 범죄 특별수사팀 등 377명, 경찰은 17개 시·도 경찰청과 전담 경찰서의 마약수사 전담인력 371명을 투입하기로 했다. 공항·항만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마약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관세청도 8개 지역 세관의 92명을 동원한다.

중점 수사 대상은 청소년 대상 마약공급과 인터넷 마약유통, 마약 밀수출·입, 의료용 마약류 제조·유통이다.

특별수사본부는 밀수-유통-투약 전 단계에서의 정보 획득과 수사 착수, 영장 신청, 재판 단계까지 기관별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마약 범죄가 의심되는 출입국 내역이나 수출입 통관 내역, 인터넷 마약류 모니터링 결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분석 내용 등 평소 모니터링 자료도 공유해 수사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적발한 마약 밀수-밀조-유통 사범은 원칙적으로 범죄단체죄를 적용해 구속 수사하고, 재판에서 무거운 형량을 구형해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특히 청소년 상대 마약 공급 사범이나 상습 투약 사범은 구속 수사하고, 마약 유통으로 벌어들인 범죄 수익은 특별법을 적용해 완전히 박탈할 방침이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마약 범죄 대응 방안으로 특별수사본부는 우선 온라인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강남 학원가 사례를 주시해 '기억력·집중력 향상', '수험생용', '다이어트약' 등을 주요 키워드로 검색해 집중 모니터링해 의심 사례를 단속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와 경찰청은 학교, 학원가, 어린이 보호구역을 중심으로 폐쇄회로(CC)TV 6만1천여대를 활용한 24시간 모니터링에 나서고, 마약 범죄 의심자가 발견되면 즉시 경찰청에 정보를 제공하는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학교전담경찰관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관, 법무부 청소년범죄예방위원 등은 학생 등·하굣길과 학원 이용 시간대 집중 순찰을 할 계획이다.

특별수사본부는 "수사·행정역량을 총동원해 마약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미래 세대가 마약에서 안전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중국에 머물며 이번 범행을 꾸민 용의자 2명의 신원을 확인해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이들의 배후에 범행을 전반적으로 기획한 총책이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길모 씨에게 마약음료 제조를 지시한 한국 국적의 20대 이모 씨와 현지에서 범행에 가담한 중국 국적 30대 박모 씨를 '윗선'으로 특정했다.

국내에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에 가담한 전력이 있는 이씨는 지난해 10월 출국해 중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출입국당국에 입국시 통보를, 중국 공안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시중에 유통됐다가 수거된 마약음료 감식과 중국에서 건너온 빈병의 배송경로 추적 결과 이들이 길씨 등 국내 공범들에게 범행을 지시하고 마약음료 제조용 빈병을 보낸 것으로 파악했다.

마약음료를 제조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지난 7일 체포된 길씨는 경찰에서 "친구 이씨 지시로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음료를 제조한 뒤 고속버스와 퀵서비스를 이용해 서울에 보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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