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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산불 '8시간 사투' 끝에 주불 진화…"특별재난지역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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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379㏊ 소실, 주택·펜션 등 72채 피해·557명 대피
1명 숨지고 3명 화상…발화 원인은 '전선 단락' 추정

◇11일 오전 8시30분께 강릉시 난곡동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소방·산림당국의 사투와 오후 들어 내린 비로 8시간 8분 만에 주불 진화에 성공했다. 강릉=권태명기자

속보=11일 오전 8시30분께 강릉시 난곡동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확산했으나 소방·산림 당국의 사투 끝에 8시간 8분 만에 주불 진화에 성공했다.

소방·산림 당국은 이날 오후 4시 30분을 기해 주불 진화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면적(0.714㏊) 530배에 이르는 산림 379㏊가 잿더미로 변했다.

또한 80대 펜션 업주 1명이 숨졌고 주민 1명이 대피 중 2도 화상을 입었다. 진화 중이던 소방대원 2명도 가슴 부근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주택과 펜션, 호텔 등 72채가 피해를 봤고, 주민 557명이 긴급 대피했다.

영동지역 전역에 건조 경보와 강풍 경보가 내려져 있는 가운데 태풍급 강풍이 불었던 이날 오전 강릉시 난곡동 선교장 뒷편에서 산불이 발생해 헬기 4대와 장비 396대, 진화대원 등 2천764명이 투입됐으나 강풍으로 헬기는 뜨지 못했다.

산불이 민가로 확산하자 소방청은 최고 대응 수위인 소방 대응 3단계,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했다.

산불로 소방 대응 3단계가 발령된 것은 올해 들어서는 처음이다.

오후 2시 30분께 평균풍속 초속 12m, 순간풍속 19m로 바람이 잦아들자 소방·산림 당국은 초대형 헬기 1대, 대형헬기 2대를 투입, 주불을 잡았다.

◇11일 오전 8시30분께 강릉시 난곡동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 강풍을 타고 민가와 농경지로 번지고 있다.강릉=권태명기자

산불이 발생한 지역은 강릉의 대표적 관광지인 경포권으로 자연부락, 아파트 단지는 물론 골프장, 펜션, 카페, 음식점 등 상가가 밀집해 있는데다 경포대, 선교장 등 문화재도 산적해 조기에 진화되지 않을 경우 사상 최악의 피해가 우려됐다.

강릉과학산업단지~경포 방면으로 이어지는 안현대로변에 위치한 펜션에도 불이 붙었고, 도로변에 위치한 샌드파인 골프장 7번홀이 불에 타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경포 현대아파트 쪽은 물론 참소리박물관 옆 펜션 뒷 쪽까지도 불길이 근접해 연기가 자욱했다.

해안가로는 경포 인공폭포 뒷산에도 불길이 번져 라카이콘도 신축동과 인근 숙박단지를 위협했다.

김진태 지사는 "마지막까지 불을 다 진압하고, 재산 피해를 더 확실하게 조사해서 특별재난지역에 포함되도록 중앙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관계 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조기에 산불을 끄지 않았나 싶다"며 "마지막까지 잔불 정리와 뒷불감시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권성동 국회의원은 "재난지역 선포와 관련해 아침에 행정안전부 관계자와 통화했고, 피해 규모로 봐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며 "지사, 시장과 협조해서 반드시 선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의 원인은 강풍으로 말미암은 '전선 단락'으로 추정된다.

산림청은 강풍으로 나무가 부러지면서 전선을 단락시켰고 그 결과 전기불꽃이 발생해 산불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조사 결과에 따라 산불 원인 제공자에게 산림보호법에 따른 형사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그패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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