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강릉산불]관광객 급감·논밭 모두 타…"일상적 소비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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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 “산불 이후 상경기 코로나19 초기 같다” 호소
농민들 "봄철 농번기 앞두고 농기계, 농막, 논밭 등 전소"
체감가능한 피해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산불로 전소된 강릉시 저동의 한 농막. 강릉=류호준기자

산불로 강릉 관광1번지인 경포권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지역내에서는 물론 관광객들의 예약이나 방문 취소 등이 잇따라 상인들이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농번기를 앞둔 농민들도 논밭이 모두 불타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일상적 소비활동에 나서는 것이 지역을 돕는 일이라며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방불" 상경기 급격히 위축=13일 강릉지역에서 음식점과 숙박업, 유통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은 이번 산불로 상경기가 급격히 위축, 코로나19 초기 상황을 방불케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포동 인근인 초당동에서 짬뽕순두부점을 운영하는 우승원씨는 “평소 평일에 하루 3,000명 이상의 손님이 찾았지만 요즘은 절반인 1,500명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면서 “주변에 다른 업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강문동에서 커피점을 운영하는 최금정씨는 “이번 주말 커피 박물관 체험 관광을 위해 버스 3대가 예약돼 있었는데 모두 취소됐고 지역 손님들도 발길이 뚝 끊겼다”면서 걱정했다. 지역 마트와 호텔, 음식점 등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A유통업체의 경우 산불이 발생한 이번 주 공급 물량이 전주에 비해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봄 농번기 앞두고 농민들 망연자실=이날 강릉시 저동의 한 논밭에는 잔해들을 정리하는 농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농번기를 앞두고 농기계, 비닐하우스, 논밭 등이 탔다며 허탈해 했다. 양봉업을 하는 길모(67)씨는 "갑자기 불씨가 날아들더니 양봉통이 불에 탄채 눈 앞에서 날아다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가뜩이나 지난해와 올해 꿀벌들이 실종 상태인데 그나마 있던 꿀벌들도 모조리 없어졌다"고 하소연했다.

감자 농사를 짓는 양모(63)씨도 올해 봄 농사가 불투명해졌다. 양씨는 "감자 파종을 지난주에 막 마쳤는데 산불로 온 동네가 쑥대밭이 돼 허탈하다"며 "트랙 등 농기계와 농막도 모두 전소돼 어디서부터 복구해야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집계된 농업 관련 피해는 51가구다. 농민들은 지자체에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심창보 한국후계농업경영인 강원도연합회장은 "이번 산불의 경우 강풍과 겹쳐 농민들의 피해가 컸다"며 "농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에서 복구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피해 집계 완료 후 피해 복구 지원에도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강릉 방문이 지역 주민 도와주는 일"=지역 소상공인들은 강릉시민들부터 계획했던 모임을 취소하지 말고 일상적 소비 활동에 나서 줄 것을 호소했다.

지난해부터 강릉~서울 가락동을 오가는 8톤 탑차에 ‘친구야 바다 보러 강릉가자’ 라는 문구를 넣어 운행 중인 박종일 강릉상공회의소 부회장은 “SNS로 전국의 지인들에게 ‘강릉 산불 피해지역주민들을 도와주는 방법은 강릉 관광을 하는 길’이라는 호소문을 보내고 있다”며 “외부인들이 강릉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일단 지역 주민들부터 일상적인 소비 활동을 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용래 강릉시의원은 “대표적 재래시장인 중앙시장도 산불의 여파로 상경기가 침체돼 인건비를 아끼려고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업소까지 생기고 있다”며 “시민 한 분 한 분이 소비 활동에 동참하는 것이 지역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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