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3박4일 노숙했어요"…춘천서 오픈런 일으킨 이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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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류마켓 '위스키 데이' 대기현장 가보니
원하는 제품 찾아 여수에서 춘천까지 달려와
이날 하루 3,000여명 방문 5,200병 모두 소진

◇'위스키 데이' 행사를 하루 앞둔 지난 21일 밤 11시께 춘천시 동내면 세계주류마켓에서 위스키 애호가들이 대기하고 있다. 김현아 기자
◇세계주류마켓의 '위스키 데이' 행사가 열린 지난 22일 행사장 앞에 대기줄이 늘어져있다. 김현아 기자

코로나19 시기 혼술·홈술 트렌드와 함께 떠오른 위스키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지난 22일 춘천에서 열린 '위스키 데이' 행사에서는 회사 연차는 물론 3박4일 노숙까지 불사하는 전국의 위스키 애호가들이 몰리면서 진풍경이 연출됐다.

지난 21일 밤 11시. 춘천시 동내면 세계주류마켓 앞에는 늦은 시간임에도 60여명이 길게 늘어섰다. 돗자리를 깔고 핫팩과 침낭으로 중무장한 이들은 밤하늘을 지붕 삼아 노숙을 준비 중이었다. 1인용 텐트를 친 이들도 눈에 띄었고, 몇몇 사람들은 잠을 포기한 듯 배달음식으로 밤을 지새우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다음날인 지난 22일 세계주류마켓이 진행한 '위스키 데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위스키 애호가들이었다. 히비키 LTO, 맥캘란 클래식컷, 발베니 17년 더블우드, 글렌알라키 18년, 스태그 주니어 배치 17 등 초희귀 위스키 제품 700여병이 풀린다는 소식에 행사 전날 밤부터 매장 앞이 북새통을 이룬 것.

지난 19일 매장에 도착, 3박4일 간 줄을 섰다는 이모(48·경북 포항)씨는 "'글렌알라키 21년'을 딱 1병 판매한다는 소식에 가족과 함께 350㎞를 달려왔다"며 웃었다.

다섯번째로 줄을 선 김태환(29)씨는 '히비키 LTO'를 구하기 위해 회사에 연차를 내고 전남 여수에서 왔다. 김씨는 "몇 번 오픈런을 해봤는데 1박까지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휴가를 얻어 현장을 찾은 이모(43·충남 서산)씨는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오랜 시간 같이 줄을 서다보니 친해지고 정보 공유도 많이 하게 돼 즐거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지난 22일 세계주류마켓 '위스키 데이' 행사에서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들. 김현아 기자

행사가 시작된 22일 오전 9시를 30여분 앞두고 직원들이 나와 번호표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대기인원은 어느새 200명으로 늘어났고 매장측은 혼란을 막기 위해 희귀 위스키의 경우 선착순으로 원하는 제품쿠폰을 배부하고 카운터에서 교환하는 방식으로 판매했다. 이날 세계주류마켓 측이 준비한 희귀 위스키는 30분만에 품절됐다. 희귀 제품이 소진된 뒤에도 3,000여명이 방문하며 당초 준비한 위스키 5,200여병이 모두 소진됐다.

심정헌 세계주류마켓 위스키매니저는 "행사 나흘 전부터 대기하는 모습을 보고 위스키의 인기를 실감했다"며 "앞으로도 춘천을 찾는 관광객을 늘릴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기획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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