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아파트 외지인 매입 급감, 투기 잡고 시장 살려야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강원도 내 아파트를 매입한 외지인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올 2월 기준 도내 아파트 매매 중 주소지가 타 지역인 외지인 매입 건수는 571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매매량 2,485건 중 22.9%에 해당한다. 도내 아파트의 외지인 매입 건수는 지난해 8월만 해도 879건으로 월별 전체 거래 2,557건 중 34.3%에 달했다. 같은 기간 거주지가 강원도인 매수자의 매입 비중은 65.6%에서 77.0%로 대폭 증가했다. 외지인 매입의 경우 상당수가 투자 수요인 만큼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강원도 아파트에 대한 매력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투기로 의심되는 사례가 줄고 도내 아파트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만큼 건강한 아파트 시장 형성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도내 아파트 거래 시장의 침체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3월24일까지 아파트 거래량은 2,594건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거래량 5,021건에 비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거래가 줄면서 가격 내림 폭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도내 아파트 매매가격은 0.39% 내리면서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부터 하락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1분기에만 누계 1.46% 떨어졌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어도 문제지만 거래가 줄어도 큰일인 셈이다. 피해를 보는 건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우는 도내 실수요자들이다. 당장 이사를 왔지만 기존의 아파트가 안 팔려 속이 타 들어갈 수 있다. 집이 팔리지 않으면 잔금을 치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더구나 도내의 경우 신구 아파트 간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상태다.

그간 활기를 띠었던 도내 부동산 시장이다. 하지만 여름철 비수기와 맞물려 거래절벽이 현실화되면서 올 하반기 부동산 매매 시장은 불투명하기만 하다.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책으로 거래절벽 현상이 장기화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도내 자금이 수도권을 향하면서 거래절벽 심화, 미분양 증가, 집값 폭락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동안 도내 주택 시장을 찾던 외지인마저 빠져나간다면 하반기 도내 주택 시장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불경기와 인플레이션 장기화 전망 속에 집값 급등뿐 아니라 급락도 경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금부터는 부동산 시장은 최대한 살리되 ‘투기’라는 병에 걸리지 않는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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