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고금리에 터진 ‘코로나 빚폭탄’ … 개인 회생 신청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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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역 신청 건수 1분기 864건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 최대
영세 자영업자, 빚투족이 대부분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이후에도 바닥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금리는 오르면서 '개인 회생'을 신청한 채무자가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하고 있다. 가상화폐, 주식 투자 열풍 속에 빚을 내서 투자했던 이른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들도 개인회생 신청을 위해 법원으로 몰리고 있다.

2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 1분기 춘천지법과 강릉지원에 접수된 개인 회생 신청 건수는 864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58% 증가했다. 최근 5년간(2018년~2022년) 평균 건수인 590건과 비교해서도 1.5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개인회생'이란 경제적 파탄에 직면한 개인채무자가 월 소득에서 최저 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 채무만을 변제할 수 있도록 법원이 강제로 재조정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강원지역의 개인회생 신청자 중 가장 많은 유형은 대출 이자 갚기도 버거운 '한계 채무자'와 3곳 이상 대출을 받은 '다중 채무자'들이다. 주로 음식업, 도소매업 등 영세 자영업자들이다.

코로나19가 유행했던 시기에 정부의 코로나19 긴급대출을 지원 받은 50대 자영업자 A씨는 최근 개인 회생을 신청했다. A씨가 대출 받은 금액은 정부 지원금 등 1억여원에 달한다.

거치 기간이 끝나면서 매월 200만원씩 갚아야 하지만, 식당 운영으로 얻는 월 수입액은 300만원에도 못 미쳤다.

A씨는 "코로나19 이후 식자재 값, 인건비 등은 계속 올라 수익을 내기 더 어려워졌다"며 "금리 마저 2배, 3배 올라 대출액을 갚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빚을 내서 투자했던 '빚투족'도 개인회생 신청자 중 상당수를 차지한다.

40대 직장인인 B씨는 코인, 선물거래 형태의 도박 사이트에 1억원 이상 넣었다가 최근 개인 회생을 신청했다. B씨는 이를 전액 대출로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2021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때 ‘영끌’로 집을 산 대출자 중에서도 개인 회생 신청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영끌’에 뛰어든 청년층의 개인 회생 신청 증가가 현실화되면 경제회복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도내 법조계는 "개인회생 신청자들이 빚을 진 곳은 카드사, 대부업체 등 최대 10여곳에 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개인 회생 절차 중에 인정되는 최저 생계비가 1인 기준 124만원 정도여서 또 다시 대출을 받는 경우도 많다. 관련 제도 점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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