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동해 해저 큰 단층 후포단층·울릉단층 각각 한꺼번에 붕괴하면 규모 7.0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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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동해 해역서 35차례 지진에 이어 오늘 4.5 강진…원전은 정상 운전

◇동해시 북동쪽 52km 해역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관계자들이 지진 발생 위치 및 진도 분석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부터 연속지진이 이어지던 동해시 북동쪽 해역에서 15일 오전 6시 27분 규모 4.5 강진이 발생하면서 동해 해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규모가 4.5 이상인 지진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하기는 2021년 12월 14일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해역 지진(규모 4.9) 이후 1년 5개월만이다. 1978년 이후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규모 4.5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은 28차례다.

동해시에서 북동쪽으로 50㎞ 안팎 떨어진 해역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이번 지진을 비롯해 36차례(규모 2.0 미만 미소지진 포함) 지진이 발생했다. 올 들어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14일 1차례(규모 3.1)와 지난달 25일 2차례(규모 3.1, 규모 3.5)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이번 지진을 '본진'(本震)으로 가정하면 34차례 전진(前震)이 있었고 1차례 여진(餘震·오전 8시 6분 규모 1.8)이 있었다. 다만 이후 규모가 4.5를 넘는 지진이 발생하면 해당 지진이 본진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러한 '연속지진'은 작년 서귀포시 동쪽 해역이나 2020년 전남 해남군 등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기상청은 역단층에서 이번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역단층은 상반이 위에 자리하고 하반이 밑인 단층으로 양쪽에서 미는 힘(횡압력)으로 형성된다.

[그래픽] 최근 동해시 해역 지진 발생 현황

박순천 기상청 지진화산분석과장은 "규모 4.5 지진이 발생했기에 (해당 해역에서) 단층 활동이 이뤄지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다만 해당 해역에 알려진 단층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지진을 일으킨 단층에 대한 정보가 없어 앞으로 더 큰 지진이 발생할지, 아니면 지진이 그쳐갈지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진은 단층이 깨지거나 뒤틀리면서 지층에 축적되는 응력이 해소되는 일인데 단층 정보가 없으니 이번 지진으로서 응력이 전부 해소됐는지 알 수 없다. 이번 지진 에너지가 주변에 전파돼 응력으로 축적되면서 다른 지진을 일으킬 수도 있다.

박 과장은 "여태까지 발생한 지진만 보면 단층이 크지는 않으리라고 추정된다"면서도 이 단층이 더 큰 단층의 연장일 경우나 큰 단층이 조금만 움직여 비교적 단층의 규모에 견줘 작은 지진을 일으켰을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곳은 동해 해저 큰 단층인 후포단층이나 울릉단층의 북쪽으로 추정된다. 두 단층은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각각 한꺼번에 붕괴하면 규모 7.0 지진까지 일으킬 수 있는 규모로 분석된다.

[사진=연합뉴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곳은 울릉단층 북쪽 연장선에 있다"라면서 "해안선과 나란히 발달한 울릉단층을 가로지르는 형태로 지진들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앞으로 더 큰 지진이 발생할지 등은 단층의 상태에 달렸는데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1978년 이후 동해에서 발생한 최대 지진은 2004년 5월 29일 경북 울진군 동남동쪽 74㎞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5.2 지진이다.

홍 교수에 따르면 1900~1978년 외국 지진관측망에 관측된 자료를 보면 동해에서 규모 6.0이 넘는 지진도 발생했다. 또 2019년 4월 19일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 규모 4.3 지진이 발생했었다.

이날 지진은 진앙이 내륙에서 50여㎞ 떨어진 바다였고 진원의 깊이도 31㎞로 비교적 깊어서 피해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동해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동남해안을 따라 자리한 원자력발전소 안전이 가장 우려되는데,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이날 오전 발생한 규모 4.5 지진과 관련해 "원자력발전소에 미친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현재 가동 중인 발전소는 정상 운전 중"이라며 "모든 원전에서 지진 계측값이 지진 경보 설정값 미만으로 계측돼 지진 경보가 발생한 원전은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지진해일(쓰나미)도 일지 않았다.

동해안에 지진해일이 밀려올 정도가 되려면 동해에서 발생한 지진 규모가 6.5 이상은 돼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동해안에 지진해일이 닥친 적은 1990년 이후 4차례로 일본 서쪽 바다에서 규모 7.0~7.8 지진이 발생한 때였다.

한편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는 이날 오전 발생한 규모 4.5 지진과 관련해 지진위기경보를 ‘주의’로 상향했다.

행안부는 지난달 25일 발령한 지진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이날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지진 대응부서를 중심으로 지진 비상대응반을 운영, 후속 상황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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