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동해안 지진 심상치 않은데 … 단층 구조는 ‘깜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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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인근 해역 ‘해저 지진계’ 2015년 철거
연구용 해저 지진계 전부 원인 파악 어려워
전문가들 “지진 피해 대비 시스템 강화 필요”

사진=연합뉴스

올 들어 강원도 동해시 인근 해역에서 55차례 지진이 발생했지만, 지진을 일으킨 단층에 대한 정보는 '깜깜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앞으로 더 큰 지진이 발생할지, 아니면 그쳐갈지 예측을 할 수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을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는 지진계는 국내 297개(기상청 운영) 있지만 대부분 내륙에 설치됐고, 해저 지진계는 1개도 없는 실정이다.

실시간 해저 지진계는 지난 2006년 울릉도 인근 해역에 설치됐지만 잦은 고장과 유지·관리비용 문제 등으로 2015년 철거됐다. 그나마 지난해부터 강원도 내륙과 동해 중부해역의 단층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연구용 해저 지진계가 설치됐지만, 실시간 지진 관측은 어려울뿐만 아니라 연구 초기 단계여서 단층 구조에 대한 정보도 파악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기상청이 이번 동해 일대 지진에 대해 내놓은 원인과 전망은 매우 제한적이다.

실제로 기상청은 지난 15일 규모 4.5 지진 발생 이후 "역단층에서 이번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언급 외에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9년 4월 19일 동해 북동쪽 54㎞ 해역에서 발생했던 규모 4.3의 지진 등을 토대로 추정한 결과 밖에 없다.

대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단층의 크기, 주향, 경사 및 이동 방향 등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지만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해저 지진의 발원도 '후포 단층' '울릉 단층' '제3의 단층' 등으로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동해 일대 지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동훈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국내에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해저 지진계가 없다 보니 지진의 정확한 깊이나 단층 운동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지진이 한번 발생한 지역은 다시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동해 인근 해역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는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지진 발생지 인근에 해저 지진계를 설치했고 현재 200여개를 활용 중"이라며 "한 대당 50억원 가까운 설치 비용이 들더라도 지진 피해를 고려한다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장성준 강원대 지구물리학과 교수는 "정부가 연구용 해저 지진계라도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운영하며, 해저 지진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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