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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호 70대 老어부의 28년 터전 빼앗은 수상 태양광발전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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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춘천시 북산면 대곡리 소양호 일원에서 어부 정해운(70)씨가 어구를 정리하며 태양광 발전시설을 바라보고 있다.

【춘천】 쏘가리 금어기인 5월은 소양호의 내수면 어부들이 숨 고를 틈도 없이 미뤄왔던 어구를 손질하며 분주히 움직이는 때다. 하지만 28년 동안 소양호를 지켜 온 어부 정해운(70)씨는 30일 일감을 내려놓고 어두운 낯빛으로 자신의 어장을 우두커니 바라볼 뿐이었다. 정씨의 어장에서 불과 60~70여m 떨어진 곳에는 거대한 태양광 발전 시설이 햇빛에 반짝이며 호수에 떠 있었다.

지난 4월 한국수자원공사가 대곡리와 맞닿은 양구군 양구읍 수인리 호숫가에 설치한 대규모 수상 태양광 발전시설이다. 1995년부터 춘천시 북산면 대곡리 소양호 일원에 터를 잡고 그물을 치며 생계를 이어왔던 정씨의 평화는 이때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발전시설이 호수 바닥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물 위에 떠 있는 만큼 케이블로 구조물을 묶어 두더라도 바람을 타고 상하좌우 40~50m 가량을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어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씨는 “평소 주낙을 깔고 그물을 치던 구역이 구조물에 침범 당했고 500㎏이 넘는 콘크리트가 달린 고정 케이블이 정치망(함정 그물)에 바짝 붙어서 그물 파손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소양호 어부들은 각자의 구역을 정해 고기를 낚는 만큼 정씨가 시설을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제한된다.

현재 해당 지역에는 수 천 개의 반사 패널이 한데 묶여 축구장 1개 크기를 형성하는 태양광 발전시설이 이미 2개동이 들어선데다 현재 1개동 추가 건설이 진행중이다. 발전시설 건설이 완료된 이후에는 더욱 거대해진 구조물을 피해 선박들의 운행 경로가 좁아질 수밖에 없어 추가적인 어로 활동 방해도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 춘천시는 한국수자원공사에 태양광발전시설 구조물이 행정관할구역을 침범해 춘천지역 내수면 어업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항의 공문을 보냈다.

이와 관련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발전시설 위치를 옮길 수 있도록 양구군과 인·허가 절차를 협의했고 수인리 주민 동의를 구하고 있다”며 “호수 수심을 고려해서 위치를 잡아야 해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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