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깨진 창문의 법칙은 스스로 만든다

이광재 홍천군의원

얼마 전 홍천에 쓰레기 대란이 있었다. 생활폐기물 수거 거점에 종량제 봉투에 담기지 않은 쓰레기와 재활용품이 뒤섞여서 배출되는 상황이 지속되자 폐기물 수거업체에서 수거를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시장의 거점에서 이 같은 일이 잦아지자 관계부서와 업체가 수거를 거부한 것이다. 그곳은 상습 투기지역 중 한 곳으로 지역 상인들조차도 난감하다는 입장을 자주 토로하던 곳이었다. 대부분 가정과 상가에서는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고 분리수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일부 몇 사람으로 인해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있다. 외곽의 오래된 공장 터에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연달아 더욱 창문의 파손은 늘어나고 짧은 시간에 폐허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이다. 배달앱을 통해 대부분의 상품이 배달되고 그 상품을 보호하기 위한 포장재는 어느 제품보다 견고해졌다. 예전 같으면 몇 번이고 다시 쓰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 자연스럽게 배출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생활 쓰레기가 많아지고 다양화되고 있다.

분리배출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버리는 데 비용을 들인다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홍천의 생활폐기물 일일 평균 배출량은 약 60톤이다. 생활폐기물 32톤, 재활용 12톤, 음식쓰레기가 16톤으로 조사된다. 연간 처리비용만 129억원을 넘어선다. 엄청난 예산이 버려지고 소각하고 매립하는 데 쓰이고 있다. 삶의 터전을 가꾸고 아끼면 그만큼 기분도 좋고 삶의 만족도 또한 높아진다. 하지만 반대로 주변 생활환경이 열악해지면 생각과 행동도 과격하게 변할 수 있다. 지역의 변화는 관계 공무원들만의 몫은 아니다. 주민들 스스로 변화를 꿈꿔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혼란 이후 상인들은 종량제 봉투의 사용을 독려하고, 불법투기를 하지 않도록 스스로 현수막을 설치했다. 지금은 너무도 잘 지켜지는 모범장소로 변했다. 깨끗한 환경을 위해 홍보하고 불법투기를 막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상인들의 모습이 더욱 인상 깊었다.

홍천군은 청정도시다. 누구나 한 번쯤 살고 싶은 곳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가꾸지 않고 보호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찾지 않는 혐오의 도시로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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