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지역 대학 통합·융합,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 없어

도내 4개 대학,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지역 산업체 협력 등 구체적 실행 계획 다듬어
10월 최종 선정 때까지 긴장을 놓아선 안 돼”

지역 대학의 통합과 융합을 더 이상 미뤄서는 곤란하다. 지방 대학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도권 쏠림 현상에다 학령인구 감소가 맞물려 매년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지역 대학이 부지기수다. 올해만 해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전국 200개 대학 중 수험생이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은 26개 학과가 모두 비수도권 14개 대학에 속해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5조1,000억원 규모의 정부 고등교육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 전국 대학들이 정부 각 부처를 쫓아다니는 게 일상이 된 지 오래다.

다수의 지역 대학이 정부의 재정 지원으로 연명하는 실정인 것이다. 저출생 여파로 20년 후에는 대학 재학생 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그런데도 지역 대학 구조조정은 지지부진하다. 세계가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지역에서 변화를 선도해야 할 지역 대학이 오히려 가장 늦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가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 선정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배경이다.

강원자치도 내 4개 대학이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문턱을 넘은 것은 고무적이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가 지난 20일 발표한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대학에 강원대·강릉원주대(공동 신청), 연세대 미래캠퍼스, 한림대가 선정됐다. ‘글로컬대학’은 혁신을 통해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이끌 지역 대학 30곳을 2026년까지 선정, 학교당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대규모 지역 대학 지원사업이다. 2023년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신청에는 모두 108개교가 94개의 혁신 기획서를 제출했고, 그 가운데 도내 3개를 비롯해 전국에서 15개 혁신 기획서가 선정된 것이다.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에 포함된 도내 4개 대학은 지금부터가 더욱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도내 4개 대학은 올 9월까지 강원자치도, 지역 산업체 등과 함께 혁신 기획서에 담긴 과제를 구체화하는 실행 계획서를 교육부에 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를 토대로 10월 중 10곳을 최종 선정한다.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될 때까지 도내 4개 대학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총 15개 대학이 예비 지정돼 10개 대학 선정을 두고 다시 경쟁해야 할 판이다. 더욱이 ‘글로컬대학’ 선정에 존폐를 걸었던 지방 사립대들이 대거 탈락함에 따라 생존 위기라는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평가 결과 대구, 대전, 제주지역 대학이 단 한 곳도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강원과 경북 등 3곳씩 선정된 지역도 있어 허탈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교육부가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에서 혁신성, 성과 관리, 지역적 특성 등 3개 영역에 중점을 두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내 4개 대학은 통합-혁신 모델이 훌륭했기에 이번에 예비 지정을 받은 것이다. 이를 더 구체적으로 보완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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