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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장마 오기 전에 서둘러야”…바빠진 빗물받이 정비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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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깊이 빗물받이 내부 토사와 쓰레기로 가득 차
20㎏ 들이 포대 4개에 나눠 담을 만큼 많은 양 나와
아스콘 포장작업까지 담당…고된 작업에 고충 겪어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 당부

◇지난 21일 오후 2시께 춘천시 석사동 박물관삼거리 일대에서 춘천시생활민원사업소 공무원들이 빗물받이를 정비하고 있다. 사진=김준겸 기자

본격적인 장마철이 예고된 가운데 강원 지역 지자체가 빗물받이 배수구를 막고 있는 토사와 쓰레기로 골치를 앓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2시 춘천시 석사동 박물관삼거리. 춘천시생활민원사업소 공무원들이 덥고 습한 날씨 속에 땀을 뻘뻘 흘리며 빗물받이를 정비하고 있었다.

지렛대를 이용해 10여분을 씨름한 끝에야 열린 빗물받이를 확인해 보니 40㎝ 깊이의 내부가 시꺼먼 토사와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꽉 막힌 빗물받이 내용물을 삽으로 모두 퍼내 보니 20㎏ 들이 포대 4개에 나눠 담아야 할 만큼 많은 양의 토사와 쓰레기가 나왔다.

옆 골목의 애막골 술집거리 일대 빗물받이는 담배꽁초와 과자 봉지, 우유갑 등의 쓰레기로 입구가 막힌 채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차재훈 춘천시생활민원사업소 도로하수팀장은 “1m 깊이의 빗물받이의 경우 토사나 쓰레기가 최대 100㎏까지 쌓인 경우도 있어 작업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빗물받이 주변 아스팔트 도로가 파손된 경우 빗물 고임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임시 아스콘 포장작업까지 하고 있어 빗물받이 1개당 평균 30분의 작업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춘천시생활민원사업소 공무원들이 정비를 마친 빗물받이 내부. 사진=김준겸 기자

원주시도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외부 사설업체를 선정해 준설공사를 진행해 7,400여개의 빗물받이를 정비, 약 8.8톤의 토사와 쓰레기를 수거했다. 강릉시도 시청 하수도과와 읍면동센터 직원들로 구성된 보수반을 편성해 올해 4,800여개의 빗물받이 배수구 정비를 끝냈다.

하지만 빗물받이 배수구 정비 후에도 빗물에 쓸려온 토사나 시민들이 버리는 쓰레기가 상시적으로 쌓여 부족한 인력으로 모두를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강대근 춘천시생활민원사업소장은 “빗물받이 정비 민원이 접수된 곳 위주로 신속히 정비에 나서고 지속적인 순찰을 통해 침수 피해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겠다”며 “길가에 무심코 버려진 쓰레기 또한 폭우 때 빗물에 쓸려 내려와 빗물받이를 막아버릴 수 있기 때문에 쓰레기를 무단투기하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지난 21일 오후 2시께 춘천시 석사동 박물관삼거리 일대에서 춘천시생활민원사업소 공무원들이 빗물받이 주변에 파손된 아스팔트 도로에 아스콘 포장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김준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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