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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신당 창당’

1995년 우여곡절 끝에 창당된 자민련은 1996년 4월11일 15대 총선에서 지역 기반인 충청은 물론 대구·경북에서도 선전을 이어가며 50석을 차지했다. 총선 돌풍으로 자민련은 정국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이끌었던 국민의당이 창당 3개월 만에 38석을 확보하는 기염을 토했다. 호남에서만 23석을 얻었고,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는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 3김 시대 이후 20년 만에 제3신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것이다. ▼하지만 창당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려 35개 정당이 난립한 21대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30곳이 의석 배정 기준인 3% 득표에 미달했다. 원내교섭단체였던 민생당은 2.71%(75만8,778표)에 그쳤고, 우리공화당은 0.74%(20만8,719표), 친박신당은 0.51%(14만2,747표)였다. 여성추천보조금 8억4,000만원을 챙긴 허경영 대표의 국가혁명배당금당은 지역구 257명 외에도 비례 22명을 후보로 냈는데 비례득표는 0.71%(20만657표)였다. 0.0%대 정당도 15개나 된다. ▼22대 총선을 불과 3개월 앞두고 제3신당 창당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7일 국립5·18민주묘지에 참배한 후 “이번 주 후반 중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 비명·혁신계 모임인 ‘원칙과상식’도 곧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준석 신당, 금태섭 신당, 양향자 신당 등은 이미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15년 12월20일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좌파 정당 ‘포데모스’와 중도 우파 정당 ‘시우다다노스’가 열풍을 일으키며 30여년간 권력을 주고받아 온 국민당·사회주의노동자당의 양당 체제를 무너뜨렸다. 제3신당 출현은 기성 정당에 대한 경고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왜 무당층이 늘어나고 제3신당 추진 움직임이 주목받는지 경각심을 갖고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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