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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반복되는 혈액 부족 사태, 헌혈 늘릴 제도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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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특별자치도 내 혈소판 보유량이 곤두박질치며 혈액 수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올해부터 대학 입시 전형에 개인 헌혈 실적이 반영되지 않고 겨울방학까지 겹치며 당분간 혈액 수급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강원자치도혈액원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도내 성분채혈혈소판 재고는 2.5일에 불과하다. 혈액형별 혈소판 재고는 각각 B형 1.3일, A형 1.7일, AB형 2.0일, O형 5.0일분에 그쳤다. 혈액 수급 위기 단계는 혈액 보유량이 적정 혈액 보유량(5일분)보다 적으면 ‘관심’ 단계가 발령된다. 혈액 보유량이 3일분 미만일 경우에는 ‘주의’, 2일분 미만은 ‘경계’, 1일분 미만은 ‘심각’으로 격상된다. 현재 보유량이 부족한 혈소판의 경우 혈액을 응고시켜 출혈을 멎게 하는 역할을 수행, 백혈병 환자 치료에 반드시 필요한 성분이다. 하지만 냉장·냉동 보관을 하더라도 보관 유효 기한은 5일(120시간) 정도여서 꾸준한 수급이 필수다.

해마다 겨울철은 ‘헌혈 보릿고개’라고 불릴 만큼 혈액 공급에 비상이 걸리는 시기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10대 학생과 겨울철 헌혈 희망자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2024학년도 대입부터 개인 헌혈이 봉사활동에서 제외되며 헌혈 참가는 더욱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9일 춘천시 효자동에 위치한 헌혈의집 강원대센터에는 1시간 동안 단 한 명만이 헌혈을 했다. 헌혈의 날이 운영되고 있지만 혈액의 적정량을 확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헌혈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의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공혈액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피가 부족해 생명이 위태로운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헌혈을 통해 생명을 구하는 실천에 많은 도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수혈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자신이 헌혈한 혈액이 나와 가족을 살린다는 마음으로 헌혈에 동참했으면 한다.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코로나19 등 여러 문제가 맞물리면서 혈액 공급 부족 문제가 고착화되고 있다. 게다가 급속한 노인 인구 증가로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전체 국민 중 헌혈 참여자는 10% 미만으로, 10~20대 학생과 군인이 헌혈자의 80%를 차지한다. 30대 이상과 여성은 헌혈 참여가 거의 없다. 반면 헌혈 인구는 주는 데 수혈이 필요한 고령층은 급증하고 있다. 안정적인 혈액 수급을 위해선 도민의 헌혈정신을 높이고 헌혈활동 증진을 위한 제도 마련이 간절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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