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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강원랜드 규제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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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ihlapinatapai’는 칠레 남부 티에라델푸에고 지역의 야간(Yaghan)족 원주민들이 쓰던 명사 단어다. ‘서로에게 꼭 필요한 것이면서도 자신은 굳이 하고 싶지 않은 어떤 일을 상대방이 자원해 주기를 바라는, 두 사람 사이에서 조용하면서 긴급하게 오가는 미묘한 눈빛’이라는 뜻이다. 세계에서 가장 뜻이 길고 타국어로 번역하기 제일 난감한 단어라는 특징으로 인해 1993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그동안 폐특법 시효 연장을 비롯해 강원랜드 관련 각종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강원랜드가 폐광지역에 보내던 미묘한 눈빛이야말로 Mamihlapinatapai였다. 강원랜드는 그때마다 “제 밥그릇 챙기기 위해 나서는 꼴로 비칠 수 있고, 공기업이다 보니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핑계를 내밀었다. 폐광지역 4개 시·군과 사회단체들만이 생존권 투쟁을 외치며 강원랜드의 방패막이가 돼야 했다. ▼현재 강원랜드가 처한 위기는 폐광지역 주민들의 한쪽 손바닥만으로 손뼉을 칠 수 없는 상황이다. 대내적으로는 불법 온라인 카지노 게임과 해외 원정 도박 등으로 인한 고객 및 매출 감소, 대외적으로는 강원랜드 4배 규모로 2030년 개장할 예정인 일본 오사카 복합리조트와의 경쟁 등 만만치 않은 난제들이 쌓여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출총량 규제, 시간 제한 등 세계 카지노 업계에서 유일무이한 규제들을 완화해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또 카지노 외적 부문의 사업을 확충해 복합리조트로 거듭나야만 한다. 강원특별법 3차 개정 시 강원랜드 규제 완화 및 복합리조트 추진이 특례 조항에 반드시 반영돼야 하는 이유다. ▼다행히도 최철규 대표이사 직무대행 취임 후 카지노 부문의 규제 혁신과 복합리조트 경쟁력 제고에 경영의 방점을 찍으며, 발 빠르게 ‘경쟁력 강화 TF’ 부서를 만드는가 하면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꾸려 실효성을 높일 계획까지 내놨다. 폐광지역의 경제 회생과 강원랜드의 경쟁력 강화에 남다른 각오를 내비친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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