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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태백교도소 조기 개청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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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도 법무부 교정본부 영월교도소장

올 1월 말경 충절의 고장이자 산 좋고 물이 좋아 아름다운 경관으로 알려져 최근 관광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자연과 역사, 문화의 도시인 살기 좋은 영월에 있는 영월교도소 소장으로 부임하게 됐다. 시내에서 고개 하나 넘어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교도소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교도소의 청사 외관과 주변의 자연환경과의 조화를 보며 ‘왜 지역 주민들은 교도소 유치를 반대해 왔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마침 지난해 10월 초창기 지역 주민의 반대와 갈등 속에서 유치 계획 후 12여년 만에 개청된 경남 거창구치소의 사례를 생각해 봤다. 이어 부임 후 몇 주 뒤에 태백시 관계자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어 유치가 확정된 태백시 황지동에 있는 태백교도소 부지를 방문하게 됐다.

태백교도소 건립의 진행 상황을 살펴보면, 수용 정원은 1,500명, 직원 정원은 500명이며 총사업비는 2,026억원으로 주 건물과 직원 숙소, 체육시설 등 부대시설로 구성돼 있다. 2019년 10월에 법무부와 태백시가 업무협약을 체결해 2021년 8월 예비타당성 면제사업으로 선정됐다. 2023년 3월에는 강원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통과와 한국농어촌공사와의 보상업무협약으로 사업은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그 후 2023년 9월 신축사업 보상계약 공고와 11월 신축설계 용역업체 선정 및 계약이 있었으며, 올해에는 감정평가 및 보상과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다.

태백교도소 건립과 관련해 어려움도 없지 않다. 소유주에게 일괄 지급해야 할 토지보상비가 예산 편성에서 일부만 편성돼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태백시에서는 법무부와 기획재정부, 국회를 찾아 예산을 전액 반영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실정이다.

법무부에서는 태백교도소 건립이 수용시설 과밀화와 노후화된 교정시설에 대한 인프라 확충을 위해 시급한 사안이다. 태백시 역시 폐광 이후 지역 인구의 급속한 감소로 도시공동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위기 의식과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교도소 시설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역의 교정시설 유치는 지역 주민의 소득 창출과 연관 산업 육성 등의 지역경제적 효과가 크다. 또한 인구 감소 등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의 입장에서는 관계인구의 창출과 장기적으로 해당 지역으로의 인구 유입의 가능성을 제고하는 인구 정책의 목적도 달성할 수 있다. 법무부에서도 지역 활성화를 위해 지역 내 인적 자원을 특별 채용하고, 테니스장, 축구장 등 운동시설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하며, 의식주에 필요한 것들을 지역업체에서 구입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다행히 태백시 주민들은 민선시장의 공약인 태백교도소 시설 유치를 반대하지 않아 거창의 사례처럼 태백교도소 개청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조속히 사업예산이 확보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착공해 법무부와 태백시가 상호 윈-윈이 될 수 있는 모범사례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비록 교정시설 하나가 지역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지라도 현재보다는 인구 및 관광객이 늘어나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주민들의 삶이 풍요로운 태백시가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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