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흐르는 삶 속에서 셔터를 누르다”…허남국 작가 ‘소리로 보고 빛으로 듣고’

◇허남국 作 ‘소리로 보고 빛으로 듣고’

삶의 역경 속에서도 행복을 노래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허남국 작가가 시‧사진집 ‘소리로 보고 빛으로 듣고’를 통해 자신만의 해답을 내놨다. 156편의 작품을 통해 허 작가는 자연과 사람의 힘으로 살아온 인생의 여정을 회상했다.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삶의 한 가운데에서 그를 지탱한 건 가족이었다. 난치성 뇌질환을 앓았던 아내를 13년간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던 그는 아내와 함께하는 삶이 진정으로 행복했다고 노래한다.

“한 치 앞도 알지 못하는 게/인생인 것을/영원한 동반자로/끝까지 함께 할 줄 알았는데/눈 내린 벌판에/당신 홀로 두고/돌아설 줄 상상도 못했네요”(눈물 中)

떠난 아내의 빈자리를 보며 써 내려간 작품들에는 아내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곳곳에 진하게 녹아들어 독자들의 마음을 저리게 한다. 이별의 슬픔 속에서 인생의 오랜 벗이었던 아내와의 삶을 회고하는 작품은 화려한 수식 없이도 깊은 감동을 전한다.

◇허남국 작가

“이제는 구수한 누룽지 멋으로 살아가는 황혼/하루 끝내고 수평선 잦아드는 붉은 태양처럼/윤슬 반짝이며 불꽃 노을에 물드는/석양 바다 한가운데에 내 인생을 묻는다”(세월의 굴레 속에서 中)

사계절의 자연은 존재만으로 한 편의 시가 됐다. 허 작가는 사진가가 되어 보겠다는 황혼의 꿈을 가지고 자연의 풍광과 그 안의 삶을 담아냈다. 책장을 덮을 무렵 작가는 책을 펴며 품었던 질문에 대답을 건네온다. “머무르 듯 흐르는 삶 속에서 소중한 순간들을 놓치지 말라"고.

그는 “10만 번 이상 셔터를 누르며 사진은 마음으로 찍는 것이며, 시는 감성을 펜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파란 하늘 팝콘 터지듯 피어오르는 흰 구름과 바지랑대 끝 걸린 옥양목처럼 작열하는 태양이 삶의 희노애락을 견뎌내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도서출판 행복에너지刊. 335쪽.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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