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고통의 해방구를 찾아가는 세 여성”…소설 ‘영과 영원’

◇신주희 作 ‘영과 영원’

제21회‧24회 이효석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신주희 작가가 장편소설 ‘영과 영원’을 출간했다.

작품은 과거의 기억에 얽매여 고통받는 세 여성의 모습을 그렸다. 엄마가 집을 나간 이후 엄마를 찾아 헤매다 생을 마감한 아버지를 증오했던 ‘해나’와 조현병 때문에 자신의 딸 해나를 죽이려 했던 ‘마나’, 시대를 앞서간 불안한 삶을 살아온 ‘경희’의 이야기를 담았다.

우연한 사고들의 연속과 축적되는 고통들 속에서 현재의 나로 오롯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는 세 인물의 모습은 ‘우울한 사람은 과거에 살고, 불안한 사람은 미래에 살며, 평안한 사람은 현재에 산다’는 노자의 말을 떠오르게 한다.

“점의 세계에서 시간은 선이고, 선의 세계에서 시간은 면이야. 인간에게 시간은 똑같이 흐른다고 말하지만 실은 달라. 우리는 모두 다른 방향으로 흘러.” 어린 경희가 웃어 넘겼던 말은 시간을 되돌아 그녀들의 삶을 관통했다. 무수한 점이 이어지는 삶 속에서 세 인물은 고통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서로를 용서하고 시공간을 뛰어넘어 경희를 이해한 해나와 마나의 모습은 과거의 고통에 스스로를 가두고 평안하지 못한 오늘을 보낸 이들의 어깨를 토닥인다. 후회로 점철된 삶 속에서 발버둥치는 세 인물의 이야기를 두고 작가는 “오리너구릿과, 오리너구릿속, 오리너구리종 같은 여자들의 이야기”라고 평했다. 오리너구리가 오리에게서도, 너구리에게서도 자유로워져 오롯한 자기 자신의 종(種)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써내려 간 소설을 만나본다. 교유서가 刊. 287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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