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The 초점]‘K정나눔’과 강원인의 멋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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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창섭 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


2018동계 뜨개질 운동
2024강원 성공의 시작
외국인 한국의 정 체험
감동의 느낌표로 자리

동해로 뻗어내린 천년의 백두대간이 설원으로 펼쳐진 강원의 산하는 문화의 21세기를 새롭게 펼쳐갈 미래의 꿈이고 희망인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의 열기와 감동의 느낌표(!)로 한순간의 정적도 격정으로 활활 타오르는 시간대이다. 모름지기 한 사람의 예언자적 지성인을 자처하지 않더라도 정신작업의 종사자라면 최소한 자신이 몸담은 시간대와 공간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지녀야 한다. 앞서 세계적인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가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정신문화는 한국의 대가족제도임’을 천명하였음도 그렇거니와 조선일보의 이규태 논설 고문이 ‘정(情)은 국민의 정서 구조상 하나의 핵심요소이기에 한국인은 정에 살고 정에 죽는 민족이다’라고 역설한 것에 비춰 ‘ K정(情)나눔의 생명감과 역동성’은 못내 뜻깊다.

한편 예견되듯 비열한 이기주의로 치닫는 사회현상에서 ‘상호관계의 자아로 정체성 회복과 개인 사이의 융화를 위해 정의 재발견이 시급한 과제임’은 더없이 극명하다. 그간에 안타깝게도 통제(Control), 분파(Schism), 그리고 현상 유지(Status quo)의 묵인으로 인해 ‘한국인의 정은 편을 가르는 하나의 편협한 사적 집단주의 감정으로 인식되고 공적 윤리를 수행하지 못한 결과로 사회경쟁의 적이다’라는 부정적 견해는 삶의 일상에서 하찮게 여겨져 왔다. 이 같은 정황에서 미국의 정치학자 프레드 엘포드는 ‘한국인들은 악에 대해 모호한 개념만을 가지고 있다’라는 관찰 결과를 경고하는 한편 ‘우리 고유의 정문화가 지극히 매력적임에도 대다수 한국인은 우리라는 세계에 고립되어 소외와 좌절감에 싸여 있음’의 문제점을 일깨워 주었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사단법인 K 정나눔의 설립 목적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하여 강원도민의 따뜻한 애정과 참여는 물론 그 대상을 전국적으로 확대하여 동계 스포츠에 대한 이해와 올림픽 행사 기간 한국인의 일치된 자원봉사와 정 나눔의 방편을 끊임없이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특히 지역의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지닌 극소수의 이들과 뜻을 함께하였으나 점차로 전 국민의 도움에 힘입어 2018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필자가 이사장으로 막중한 소임을 담당한 (사)K정나눔이 ‘당신을 위한 뜨개질(Knitting for you) 운동’을 전개하여 IOC 임원을 비롯, 참가 선수와 외국 언론인은 물론 패럴림픽 당시에는 전 선수와 베이징동계올림픽 인수 감독인 장이머우 감독의 목에 직접 걸어준 순수한 영혼의 상징인 흰 털실 목도리에 태극마크를 부착하여 한국인의 멋스러운 정을 나누어준 행사를 언론매체가 때맞추어 지구촌에 통신해 주었음은 또 하나의 감동이었다.

또 그렇게 6년의 세월을 지나쳤지만, 아직도 그날의 감동은 모두의 가슴을 설레게 할 따름이다. 모름지기 지식·정보화 사회인 21세기에 소외된 인간 관계성의 회복과 화해를 주도할 숭고한 정신자원으로 ‘정 나눔’은 재인식할 중차대한 일이기에 지구촌 곳곳으로 확장할 중차대한 패러다임이다. 그간에 K정나눔에 큰 도움의 손길을 보낸 파워블로거 배선희 대표가 지난해 9월 추석 연휴 알래스카 크루즈 여행 중에 한인 잡지‘코리아 데이’에 실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 기간에 ‘사랑의 손뜨개 목도리 기증 운동’을 통해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민간단체 주도의 물품이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과 임원, 관계자에게 전달한 사실이다. 모처럼 한국인의 정을 세계인에게 따뜻한 손뜨개 목도리를 나눔으로 ‘한국의 정나눔 문화’를 세계인이 체험하게 되었다”라는 보도기사를 사진과 함께 카톡으로 필자에게 전해온 것은 또 하나 신선한 충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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