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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사과·손흥민의 용서…'탁구게이트'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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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위해 런던을 찾은 이강인 선수와 만난 손흥민 선수. [사진=손흥민 개인 SNS]

아시안컵 '탁구게이트'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강인이 영국 런던에 있는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사과했다.

이강인은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문을 올려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고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했다.

요르단과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을 앞두고 벌어진 손흥민과의 물리적 충돌이 세상에 알려지고 난 후 일주일 만에 이뤄진 사과다.

이강인은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는 말로 사과문을 시작했다.

이어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특히 흥민이 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이강인은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다른 선배, 동료들에게도 하나하나 연락해 사과했다는 이강인은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 약속드렸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또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는데도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서 가져야 할 모범된 모습과 본분에서 벗어나 축구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팬들을 향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의 사과문 발표 직후 손흥민도 자신의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손흥민은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나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강인과 함께 서서 미소를 짓는 사진을 게재한 손흥민은 "모든 선수가 대표팀 선배로서, 또 나는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좋은 사람과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나도 내 행동이 잘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히 질타받을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팀을 위해서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게 주장의 분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라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팀을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하지만 앞으로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21일 오전 손흥민 선수가 자신의 SNS에 게재한 입장문]

손흥민은 '대표팀 내분설' 진화에도 나섰다.

그는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에 대표팀 내 편 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다.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도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다. 앞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를 계기로 더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아시안컵 대회 당시 축구 국가대표팀의 기대 이하의 성적과 맞물려 '탁구게이트'로 불리는 팀내 불화설이 제기돼 논란이 됐다.

요르단과의 준결승 전날 밤 이강인과 설영우, 정우영 등이 탁구를 치다가 손흥민의 제지를 받자 이에 반발한 이강인이 주먹질로 맞대응해 다른 선수들의 제지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되고, 이강인과 대한축구협회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커졌다.

하지만 사건의 당사자인 이강인이 다시 한 번 사과하고 손흥민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탁구게이트' 사태는 일단락 됐다.

한국 축구도 한시름 덜었다. 갈등이 봉합 되지 못한 채 3월 A매치 기간(18∼26일)을 맞았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도 대표팀을 이끌어갈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일 협회에는 새 감독 선임 작업을 진행할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꾸려졌다.

새로이 변화될 축구 국가대표팀이 대중들의 신뢰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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