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외국 관광객 찾지 않는 관광, 경쟁력 키워야 할 때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고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며 해외여행객이 크게 늘고 있다. 도버스운송사업조합 집계 결과 2023년 도내 터미널과 인천공항을 오가는 공항버스 노선의 왕복 이용객 수는 6만3,540명이다. 2022년(1만6,262명)과 비교해 무려 290%가 치솟았다. 도내 터미널 중 공항버스 수요가 가장 많은 춘천 ~인천공항 노선 이용객 수가 제외된 수치임을 감안하면 실제 증가 폭은 더욱 클 것으로 추산된다. 해외여행은 강원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급증하는 추세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설 연휴에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여행을 떠난 일평균 이용객 수(19만5,384명)가 지난해 설 연휴 때보다 53.2%나 많아졌다.

문제는 불어나는 해외여행객 수에 비해 외국 관광객의 방문은 이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여행수지는 만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광산업은 굴뚝 없는 공장이며 고용 창출 효과가 제조업보다 큰 미래형 성장 산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여행수지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4년 동안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여행수지는 125억달러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가 1년 전보다 50%(83억달러)나 늘어나며 2018년(165억달러) 이후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묶였던 해외여행 규제가 풀렸지만 외국인들은 여전히 국내 관광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2015~2019년에는 적자액이 5년 연속 100억달러를 넘었다가 2020년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58억달러로 낮아졌으나 이후 빠른 속도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여행수지 적자 폭이 확대되면 경상수지가 악화된다. 실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2021년까지만 해도 한 해 852억달러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354억달러로 격감했다. 게다가 여행수지 적자는 소비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이므로 내수경기 침체와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는 여행수지 적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외국인 방한객에 비해 기형적으로 많은 해외여행객 행렬은 결코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다. 여행수지 적자가 커지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관광산업의 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다양하지 못하고 숙박비와 식사비가 턱없이 비싸다. 대부분의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한국은 생소하고 국내 여행지 정보도 부족하다. 내국인 여행자들도 “국내는 갈 만한 곳이 없다”며 해외로 떠나고 있다. 관광의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할 때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