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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초점]강원 북부·중부·남부도내 철도망 완공되면광역생활권 구축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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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기 한국철도공사 강원본부장

◇이동기 한국철도공사 강원본부장

2004년 4월1일 첫 운행을 시작한 KTX가 올해 스무 살을 맞이했다. KTX 운행은 전국을 일일 생활권으로 바꾸어 놓았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개통 당시 7만2,000명에서 2023년에는 23만명으로 3배 이상 늘었으며, 누적 운행거리는 6억3,000만㎞로 지구를 1만5,700바퀴 돈 것에 해당하는 거리다.

2027년이면 열차를 이용한 ‘사통팔달 철도 강원시대’가 열린다. 서울과 속초를 연결하는 동서고속화철도, 강릉과 제진을 연결하는 동해북부선과 올 연말 전 구간 개통 예정인 포항~삼척 간 철도와 상반기 착공 예정인 여주~원주 간 철도망이 그 주인공이다. 강원 북부·중부·남부 등 도내 철도망이 완공되면 강원도 철도 르네상스 시대를 실현하게 된다. 강원도민의 생활영역이 더 넓어지는 것으로 광역생활권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다.

도시 발전에서 교통의 중심이라는 의미는 곧 그 도시가 새로운 문물과 문화의 중심이라는 뜻이 된다. 하루에 수십만명의 사람이 이곳을 중심으로 모이고 흩어지는 생활 속에서 도시는 새롭고 신선한 자극을 받게 된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교통 중심 도시들은 단순한 교통의 거점을 넘어 크게는 새로운 문화를 이끌고 작게는 유행을 선도하기 마련이다.

시속 300㎞로 달리는 기차는 시간과 거리 개념을 바꾸고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연결한다. 장거리 통학과 출퇴근이 가능해지고 지역 발전의 토대를 다진다. 강릉역의 경우를 보면, 2017년 12월 KTX 개통 이후 하루 열차 이용객이 1만여명으로 무궁화 열차만 다니던 2014년의 1,000여명보다 10배 이상 늘었으며, 누적 이용객은 1,600만명이다.

이제 새로운 철도 교통의 혁명이라고 불리는 KTX 시대가 동해안을 중심으로 열리게 된다. KTX 개통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 강원의 지형이 새로 바뀌고 이는 강원의 큰 변화로 다가올 것이다. 지역 균형발전의 상징과도 같은 춘천~속초, 강릉~제진 철도 개통을 통해 역을 중심으로 지자체가 특화 전략을 꾸민다면 지역 발전은 물론 국가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속초, 강릉, 동해, 삼척은 경쟁해야 할 도시가 아니라 협력하고 연대해야 할 도시가 되었다. 동해·삼척을 중심으로 한 신산업과 강릉·속초를 중심으로 한 문화와 관광의 도시 발전이 연계되면 그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한 이론적인 근거나 일반적인 청사진은 누구나 내놓을 수 있다. 문제는 타 지역과 다르거나 아예 없는 특별한 것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계획 수립을 넘어 실행에 옮기는 것은 더욱더 중요하다. 속초, 강릉, 동해, 삼척 등 동해안 지역의 힘을 합쳐야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거점 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강릉과 속초는 강원의 문화관광자원을 활용한 연계 상품을 개발하고, 속초나 고성은 KTX를 타고 찾을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준비하고 관광지와의 연계 교통편을 마련하여 지역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발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KTX가 개통되면 경제와 문화, 쇼핑, 의료까지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이른바 수도권 역류(빨대) 현상도 점검해야 한다. KTX 개통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고 개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 요구되는 이유다. 수도권 등 타 지역에서 동해안 지역을 찾는 사람들은 KTX의 편리함을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KTX의 정차는 지역 번영과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강원도의 관광과 교통 지형을 바꾸고 도민의 생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중심에 KTX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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