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새영화]평화와 화합 노래한 레게 전설이 온다

밥 말리:원 러브

총격 후 영국 망명 아이콘 성장
무대 위의 희열과 기쁨 담아내

로봇 드림

도그, 로봇과 둘도 없는 단짝
이별의 아픔 담담하게 그려

돌핀

삶의 변화 두려운 30대 ‘나영''
볼링 치며 뒤늦게 즐거움 발견

이번 주 극장가에서는 중심을 잃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평화를 노래한 레게의 전설 밥 말리의 삶을 비춘 영화 ‘밥 말리:원 러브’와 둘도 없는 단짝이 된 강아지와 로봇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로봇 드림’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소녀시대 권유리의 첫 단독 주연작으로 관심을 모은 독립영화 ‘돌핀’도 베일을 벗는다.

◇밥 말리:원 러브

■밥 말리:원 러브=레게의 전설 밥 말리의 생애를 다룬 영화가 찾아온다. 1976년 정치적 분열로 혼란스러운 자메이카. 오랜 분열로 어지러운 시기에 빠진 자메이카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스마일 자메이카 콘서트를 준비하던 밥 말리는 총격을 입는다. 부상에도 공연을 이어나갔지만, 가족들에게까지 드리우는 죽음의 공포에 그는 영국으로 망명을 택한다. 런던에서 지내며 사랑과 평화, 공존의 메시지를 담은 ‘엑소더스’ 앨범을 발매하고 전 세계가 열광하는 아이콘이 된 밥 말리. 그는 생명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자메이카 국민들 앞에서 평화를 노래하는 콘서트를 열기 위해 무대에 오른다. 영화는 종교, 사회, 문화 전반을 가사에 실은 밥 말리의 3년여의 시간을 담았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내는 한 인간으로서 겪어야만 했던 두려움과 갈등, 그럼에도 평화를 위해 투신했던 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객석은 레게의 뜨거움으로 가득 찬다. 여전히 차별과 혐오가 끊이지 않는 시대, 50여년의 세월을 넘어 밥 말리의 노래가 전하는 메시지를 들어본다. 15세 관람가. 107분.

◇로봇 드림

■로봇 드림=뉴욕 맨해튼에서 홀로 외롭게 살던 ‘도그’는 TV를 보다 홀린 듯 반려로봇을 주문하고 그와 둘도 없는 단짝이 되어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일상을 함께하며 어느덧 서로의 일부가 돼버린 둘. 하지만 행복했던 시절은 해수욕장에 놀러 간 로봇의 몸이 갑자기 굳어 버리면서 갑자기 막을 내리게 된다. 영화는 단 한마디의 대사도 없이 이별의 아픔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이별의 슬픔에 빠질 새도 없이 도그는 다시 혼자가 된 일상에 적응해 가지만, 그리움은 목소리보다 더 숨기기 어려웠다. 강아지와 로봇의 우정이라는 비현실적인 소재에 웃음을 짓는 것도 잠시, 인물들의 눈길과 몸짓은 그 어떤 대사보다 풍부하게 감정을 전한다. 쌍둥이 빌딩과 브루클린 다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 뉴욕의 주요 랜드마크를 배경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도그는 어느덧 일상 속 외로움에 무뎌진 우리가 되고, 로봇은 마음 깊은 곳 묻어둔 그리움의 대상이 된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마주해본 이별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 찾아온다. 전체 관람가. 103분.

◇돌핀

■돌핀=가족과 집이 유일한 안식처였던 30대 ‘나영’은 갑작스러운 엄마의 재혼과 동생의 독립선언으로 평화롭던 일상에 균열이 일어난다. “너도 바깥세상 좀 봐”라고 다그치는 엄마와 답답한 시골을 떠나 서울에 가겠다는 동생과 달리 나영은 삶의 변화가 두렵기만 하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일상 속에서 그녀는 우연히 동네 볼링장에 들어서게 되고, 볼링을 치며 난생 처음 집 밖에서의 즐거움에 빠진다. 레인에서 벗어난 볼링공이 끄트머리에서 갑자기 튀어 올라 핀을 쓰러뜨리는 현상을 뜻하는 제목 ‘돌핀’처럼 나영은 뒤늦게 발견한 즐거움을 통해 세상으로 튀어 오를 용기를 얻는다. 한적한 바닷가 마을의 조용한 볼링장, 별다를 것 없는 마을의 일상은 매일이 비슷한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0점부터 점수를 더해가는 볼링처럼 차곡차곡 하루를 쌓아가는 인물들에게 찾아오는 스트라이크 한 방은 레인에서 벗어나는 삶을 불안해 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준다. 뒤늦은 성장통을 앓는 이들에게 담담한 위로를 건네는 영화를 만나본다. 12세 관람가. 90분.

김오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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