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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초점]내실 있는 유보통합 정착을 위해 필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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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국영 강원입시포럼 대표박사

주국영 강원입시포럼 대표·박사

2025년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관리체계가 교육청으로 일원화되는 일명 ‘유보통합’이 시행된다.

유보통합이란 영아 교육시설(유치원)과 보육 서비스(어린이집)의 관할 부처를 일원화해 체계를 개선하고, 각 부처 간 정보공유를 통해 학부모의 권리와 편의를 도모하자는 것이다. 관리하는 주체가 서로 달라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두 기관을 교육부 휘하에서 하나로 통합해 관리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유보통합의 순기능은 우선 완전 무상으로 비교적 높은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유치원은 교육부 소속이라는 이원화된 행정 시스템이 문제였지만, 유보통합이 본격적으로 실행된다면 보다 전문화된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증대된 편의성과 통일된 교육을 일관적으로 받을 기회가 될 수 있다.

더불어 보육교사의 처우 또한 개선될 것이다. 교육의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은 곧, 보육교사의 급여·처우가 함께 오른다는 의미다. 처우 및 급여의 개선은 보육교사라는 직종에 진입하기 위한 조건과 자격을 기존보다 까다롭게 만들 것이다. 이는 자연스레 보육교사 자격증의 고질적인 문제라 지적받던 다소 낮은 전문성에 대한 방안으로 기능한다. 자격증 취득 난이도의 상승은 더욱 체계적으로 아이들이 교육받고 관리될 수 있음을 뜻한다.

다만 유보통합은 기존 교사 자격의 구분을 초기화한다는 문제를 유발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그들의 교사 자격부터 차이가 있었는데, 유보통합 이후 이들을 서로 동일하게 대우하게 된다. 당연히 비교적 까다로웠던 양성과정을 거친 유치원 교사의 반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교육부가 정책 추진을 도맡는다는 발표와는 달리 현재 보건복지부가 이를 주도하는 실정이다. 교육 관련 정책을 교육부가 아닌 타 기관에 의탁한다면 교육의 질이 하향할 수도 있다. 유보통합의 가장 큰 명목은 교육부 중심의 통합인데, 현재 유보통합추진단장은 보건복지부 소속이다.

앞으로 유보통합의 핵심 쟁점인 교사 처우 통일 방안에 대해 유치원과 어린이집 양측 교사를 모두 설득할 수 있는 타당한 이유와 근거가 있어야 한다. 보육교사 자격증의 기준과 조건을 어떻게 개정할 것인지 역시 주요 쟁점이 될 것이다. 이미 보육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교사들에게는 교육부의 주관으로 4년제 대학 편입 등을 통해 유치원 정교사 자격을 취득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 새 통합기관의 구체적인 구조와 시설 및 설립 기준의 세부 사항이 제시돼야 한다. 해당 기준을 충족할 수 없는 기존 유치원·어린이집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모든 유치원·어린이집이 새 통합기관 기준에 포함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이 필요하다.

사립, 국공립 기관 간의 학부모 부담금 격차 역시 줄여 나가야 한다. 현재 1인당 최대 20만원까지 벌어진 부담금 격차를 앞으로 3년간 단계적으로 감축해야 한다. 2013년부터 동결된 돌봄 지원비도 올해 안에 현실화해야 한다. 돌봄 지원비가 인상된다면 돌봄 운영 확대도 유도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본질을 저하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시간 교육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격차 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길 바란다.

유보통합은 갑자기 나온 정책이 아니다. 지난 30년간 보육과 교육 사이에서 끊임없는 고민을 통해 연구·검토된 정책이다. 이번 정부의 교육개혁으로 유보통합이 이뤄질 수 있을지,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될지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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