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바래지 않는 사랑의 기록”…수필집 ‘그리움에 물들다’

◇윤금옥 作 ‘그리움에 물들다’

행복은 찰나의 지나지 않는다지만, 때로 우리는 과거의 온기를 먹고 산다. 춘천 출신 윤금옥 작가가 최근 수필집 ‘그리움에 물들다’를 펴내고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회고했다. 남산면 방하리의 9남매 큰딸이자 일곱째로 태어난 작가에게 가족은 인생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화초들이 싹을 삐죽이는 봄과 손끝이 붉은 봉숭아 색으로 물드는 여름, 누르스름한 밤송이를 찾아 풀속을 헤치던 가을, 아궁이에 장작을 떼며 봄을 기다리는 겨울까지…윤금옥 작가의 사계절에는 가족과의 추억이 녹아들었다.

“어쩌면 내 그리움의 모태는 어머니와 고향 그리고 소쩍새인 듯합니다. 생각만해도 가슴이 저리고 눈물이 핑 도는 걸 보면 말입니다.”(소쩍새 울 엄마 中 )

너무 빨리 떠나버린 어머니의 빈자리에 울기도 참 많이 울었던 날들. 사진도 몇 장 남기지 못한 어머니 생각에 눈물을 참던 딸은 어느덧 그녀의 얼굴을 닮은 또 다른 어머니가 됐다. 어느덧 어머니의 세월에 가까워진 딸이지만,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바래지 않고 마음 속 생생히 남았다.

사진 대신 그리움을 수만 장이나 만들어 주신 어머니. 어머니의 빈자리에도 굳건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가족이었다.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운 아버지의 사랑, 조용히 어깨를 매만지는 남편의 위로, 다정히 며느리의 안부를 묻는 시아버지의 투박한 글씨. 그녀 생에 첫 작품집은 가족들의 사랑을 자양분 삼아 만들어졌다.

윤금옥 작가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잘 것 없는 여인이겠지만 나에게 어머니는 한없이 넓은 우주였고 올곧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어 주신 천연 자양분이었다”며 “어머니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마음을 글로 그려내며 생에 첫 작품집을 출간했다”고 전했다. 도서출판 태원 刊. 196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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