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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행복한 ‘인생 2라운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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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성 우송대 총장

호모 헌드레드 시대라 불릴 만큼 우리 사회는 100세까지 사는 것이 당연시되었고 의학 발달로 수명이 연장되는 ‘알파에이지’ 시대로 가고 있다. 그러면서 기대수명은 140세까지 바라보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60세 무렵 정년퇴직을 하고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문제는 비단 나와 내 주변의 고민만은 아닐 것이다. 인생 2라운드를 어떻게 살아갈까에 대한 막연한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보여주는 사람으로 알버트 슈바이처 박사가 떠오른다.

슈바이처 박사는 30세에 이미 유럽 지역에서 존경받는 신학과 교수였으며 어려서부터 오르간 연주자로서도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던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확고한 인생 계획 즉, ‘30세까지는 내가 좋아하는 학문과 음악을 하고 그 이후에는 가난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자’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30세라는 늦은 나이에 의학공부를 시작하고 8년 후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의료기술이 취약한 당시 프랑스령이었던 아프리카의 랑바레네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52년이라는 긴 시간을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았다.

‘남을 위해 봉사하는 이타적인 삶’이라는 철학을 몸소 실천하며 살았던 슈바이처가 한 중요한 말이 있다. ‘내 안에 빛이 있다면 그것은 스스로 빛나는 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내부에서 그 빛이 꺼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안으로부터 저절로 빛나는 나만의 가치를 찾기 위해서는 내면을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직업에서의 성공, 교수에서 의사로의 변신 등 슈바이처 박사의 특별함은 평범한 우리와는 다른 삶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슈바이처 박사의 특별함은 보이지 않는 가치를 알아보고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었던 용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슈바이처 박사는 인생을 멀리 내다볼 줄 아는 눈이 있었고 명확한 비전이 있었으며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젊은 시절에 가난한 아프리카 사람들을 돕기 위한 가장 필요한 분야가 의술인 것을 알고 의학 공부를 한 것이다. 우리도 더 높은 차원에서 인생과 세상을 통찰할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다. 자리이타(自利利他). 나에게도 남에게도 좋은 무엇인가는 나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나만을 위해서 혹은 타인만을 위해서 살았던 삶이 아닌 제3의 길이 분명 보일 것이리라 믿는다.

또 슈바이처 박사는 인생 2막을 열어줄 공부를 시작했다. 8년간의 의학공부와 의사로서의 준비과정이 있었다. 밑그림을 채색하기 위해 물감과 붓이 필요하듯이, 우리도 인생 2라운드를 잘 살기 위해 공부가 필요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지혜가 통합돼 새로운 세상의 문이 열리며 절망 대신 희망이, 우울 대신 환희가 내면을 채우며 성취감과 행복감이 찾아올 것이다. ‘성공은 행복의 열쇠가 아니다, 행복이 성공의 열쇠이다’ 라는 슈바이처 박사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다 보면 내가 행복해지고 자연스럽게 내면의 빛이 환하게 빛나게 될 것이다.

활력 있게 긴 노후를 맞는 것이 화두가 된 시대다. 오래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의료기술이지만 활력이 있는 ‘행복한 인생 2라운드’의 열쇠는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명은 재천이지만 삶을 어떤 가치로 꾸려갈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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