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생물이야기]강, 바다의 먹이사슬 ‘새우’<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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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남극의 크릴새우(krill shrimp)가 고래 먹잇감이듯 새우는 강, 바다 먹이사슬(먹이연쇄)에 엄청난 몫을 한다. 새우들은 모조리 잡식성이고, 수컷이 암컷에 비해 크며, 두 눈 사이로 뻗은, 송곳같이 뾰족한 두 개의 액각(額角, 이마뿔)을 방어, 공격무기로 쓴다.

새우는 자웅이체(암수딴몸)로 노플리우스(nauplius), 조에아(zoea), 미시스(mysis), 메가토파(megatopa)의 유생 시기를 거친 뒤에 성체(어른)가 된다. 배 아래에 수두룩하게 붙은 헤엄다리(암놈은 여기에 알을 붙임)를 저어서 앞으로 나가지만 가재처럼 잽싸게 뒷걸음질(가재걸음)도 한다.

“눈치가 빠르면 절에 가도 새우젓을 얻어먹는다.”라고 했고, 또“곯아도 젓국이 좋고 늙어도 영감이 좋다”라고 했겠다!

기나긴 여름날이면 동네를 앞질러 흐르는 큰 강은 나의 놀이터요 사냥터였지. 모래무지 같은 강바닥물고기는 창으로 찌르고, 동사리(뚜구리)는 돌 밑을 손더듬이하여 잡았으며, 여울에 서식하는 날렵한 쉬리는 보쌈을 놓았다. 말고도 ‘돌땅’이 있었으니, 돌이나 망치 따위로 고기가 숨어 있을 만한 물속의 큰 돌을 세게 쳐서 그 충격으로 고기를 잡는 일이다.

그리고 물가로 나와 돌덩이를 들추어 징거미를 두 손으로 움켜잡아 올렸다. 파닥거리는 놈의 머리를 뚝 떼고는 생채로(날것을) 통째 꾹꾹 씹어 먹었으니 비릿하면서도 달차근했다. 무척 단백질이 모자랐던 때라 그랬다.

그런데 왜 새우나 가재를 굽거나 삶으면 새빨개지는 걸까? 동물계에 널리 분포하는 카로티노이드(carotinoid)계의 적색 천연색소인 아스타크산틴(astaxanthin) 때문이다. 아스타크산틴은 갑각류와 연어, 새털 따위에서 볼 수 있는 물질로 그것과 결합한 단백질은 불안정하기 짝이 없어 열을 받으면 곧장 분해되면서 빨갛게 바뀐다. 그것은 일명 ‘바다의 카로티노이드’라 불리면서 루테인(lutein)과 함께 눈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필자도 그것들로 만든 알약을 매일 한 알씩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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