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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들”…너희가 떠난 지 벌써 10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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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힘찬 작가 ‘463의 영혼, 하나의 침묵’
오는 29일까지 원주 카페 안나

◇최힘찬 作 40361445 (2023) 1-51켄트지에 포스터컬러

2014년 4월 16일, 그들의 시간은 멈췄다. 여전히 그 시절 그때의 나이에 머무는 아이들이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10년이 흘렀다. 그 사이에는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이들도 있었다. 희망을 노래 하는 최힘찬 작가는 오는 29일까지 원주 카페 안나에서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463의 영혼, 하나의 침묵’을 주제로 전시를 펼친다.

산 자와 죽은 자를 위로하는 이번 전시는 예술이란 이름 아래 그가 할 수 있는 최대의 행위이자, 여전히 위로 받지 못한 이들을 향한 따스한 손길이 담겨있다. 이승에서 사라져 버린 463명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그리고 그들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그는 붓을 들었다. 그의 작품 ‘40361445’는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던 날짜를 숫자 그대로 더해 제목을 붙인 것이다. 사소한 욕심도 내려놓기 위해 작품 제목에 큰 힘을 들이지 않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만 할 숫자에 주목했다.

◇최힘찬 作 사랑으로 (2023) 1-25켄트지에 포스터컬러

그의 또 다른 작품인 ‘사랑으로’는 전시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작품은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프랑스 영화 ‘아무르’와 이창동 감독의 국내 영화 ‘시’를 토대로 마련됐다. 두 영화에는 공통적으로 사랑과 죽음이 등장한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주제는 결국 하나로 포개진다. 이를 통해 그는 사랑과 죽음이라는 불편한 사실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다면 연약하게나마 죽음을 감쌀 수 있는 건 지루하게도 사랑이 유일하지 않을까. 뻔한 이야기일지라도 최함찬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사랑으로’라고 읊조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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