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황사 폭탄에 노출된 야외노동자…호흡기 건강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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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미세먼지 특보 발효…‘매우 나쁨’ 수치
평소보다 호흡기 질환 호소하는 환자 급증
노동자 보호 가이드라인 여전히 ‘무용지물’

◇강원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황사가 유입된 지난 16일 오후 춘천시 구봉산에서 본 도심이 뿌옇다. 사진=신세희 기자

지난 16일부터 중국발 황사 공습으로 강원지역에 미세먼지 특보가 발효되면서 야외에서 주로 일하는 건설현장 노동자 등이 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17일 오후 3시 기준 고성 374㎍/㎥, 동해 묵호항 320㎍/㎥, 강릉 옥천동 306㎍/㎥ 등 도내 대부분의 미세먼지 수치가 ‘매우 나쁨’을 기록했다. 이날 강원 영동지역은 미세먼지 경보가, 영서지역은 주의보가 발령됐다.

보건당국이 야외활동 및 외출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주차안내 요원, 건설현장 근로자 등은 마스크도 없이 미세먼지를 온몸으로 맞고 있었다. 춘천의 프렌차이즈 카페 주차요원 30대 A씨는 “업무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피할 수 없다”면서도 “넥워머와 선글라스를 착용해도 퇴근하고 나면 눈이 뻑뻑하고 목이 칼칼하다”고 토로했다.

건설현장 비계반장 50대 B씨는 “평소에도 비염이 심한 편인데 황사가 심한 날에는 재채기가 끊이지 않고 목에 가래가 끓어 어쩔 수 없이 약을 달고 산다”고 말했다.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늘었다.

춘천시 후평동의 C 내과 관계자는 “16일 하루동안 평소의 2배 가까이 되는 100여명의 환자가 찾았다”며 “대부분 미세먼지로 인해 비염, 가래 등의 증상이 갑자기 심해진 환자들의 방문이 많았다”고 했다. 강릉시 임당동의 D 내과에도 17일 하루동안 500여명의 호흡기 질환 환자가 진료를 받았다.

고용노동부의 ‘옥외작업자를 위한 미세먼지 대응 건강보호 가이드’에 따르면, 미세먼지 특보 발령 시 사업주는 노동자에게 적절한 휴식을 보장하고 노동 일정을 조정하거나 단축시켜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권고나 계도에 그치고 있으며 관리·감독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강원지청 관계자는 “안전보건협의체를 구성해 사업주와 안전관리자를 대상으로 미세먼지 특보 관련 노동자 보호 가이드라인을 홍보하고 이를 준수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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