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파리올림픽 진출을 위한 분수령에서 한국 축구의 전설을 만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새벽 2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2024 파리올림픽 남자축구 최종예선을 겸하는 이번 대회의 1∼3위는 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을 차지하며, 4위는 아프리카 지역예선 4위 기니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 진출 여부를 가린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세계 최초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대회 전 강원FC 출신 양현준(셀틱), 김지수(브렌트포드), 배준호(스토크 시티) 등 핵심 유럽파가 소속팀의 반대로 합류가 무산돼 우려를 자아냈지만 일본, 중국, 아랍에미리트(UAE)가 속한 죽음의 B조를 3전 전승 1위로 통과하며 현재까지 순항 중이다. 8강을 통과한다면 파리행 7부 능선을 넘어서게 된다.
동남아 팀인 인도네시아는 한국보다 전력이 약한 것이 사실이지만 사령탑이 한국을 잘 아는 신태용 감독이라는 것이 변수다. 그는 현역시절 K리그 최고 레전드 중 한 명이자 지도자로서도 한국 A대표팀, U-23 대표팀, U-20 대표팀을 모두 지휘한 한국 축구의 전설이다.
‘팔색조 전술’로 유명한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를 돌풍의 팀으로 만들었다. 조별리그에서 우승후보 호주를 1대0으로 격파한 데 이어 요르단을 상대로는 4대1 대승을 거두면서 인도네시아의 이 대회 사상 첫 8강 진출을 이끌었다. 한국 입장에서 매우 껄끄러운 상대임이 분명하다.
황 감독과 신 감독은 K리그에서 여러차례 맞대결을 벌인 바 있다. 신 감독이 성남 일화(현 성남FC)를 이끌고, 황 감독이 부산 아이파크와 포항 스틸러스 지휘봉을 차례로 잡은 2009∼2012년 K리그에서 8차례 맞붙었는데, 황 감독이 신 감독에 3승 4무 1패로 앞섰다. 다만 토너먼트인 2011년 FA컵 4강에서는 신 감독의 성남이 황 감독의 포항을 3대0으로 완파한 바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절정의 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이태석(FC서울)의 왼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인 태백 출신 이을용 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의 아들인 그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도움을 기록했다. 토너먼트에서 세트피스 한 방이 중요한 만큼 그의 왼발은 한국의 파리올림픽 진출을 이끌 ‘키(Key)’다. 왼쪽 풀백 자원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센터백도 소화하고 있는 그는 한국엔 없어선 안될 핵심 자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