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시어가 된 그리움…시집 ‘시간이 쌓이면’

강정식 시인 ‘시간이 쌓이면’ 상재

◇강정식 作 ‘시간이 쌓이면’

홍천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강정식 시인이 시집 ‘시간이 쌓이면’을 상재했다.

시집은 강 시인에게 세계문학상 대상을 안겨줬던 시 ‘시간이 쌓이면’으로 시작된다. 일상 속에서 존재에 대한 성찰을 이어가는 작품은 거창하지 않게 삶의 진리를 담아냈다. 강 시인은 이어지는 100여 편의 시에서도 담담히 지난 세월에 대한 소회를 풀어낸다.

“내가 먼저 그 길을 떠나/지금 예 와있는데/너는 이미 나보다 훨씬 더 빨리/그 길을 떠났다/난 지금도 걷고 있는데”(길을 걷다 中)

작품 곳곳에는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있다. 10여 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는 애달픈 그리움으로, 빛바랜 추억으로 작품에 남았다. 사나운 꿈을 꾸고 일어난 어느 날에도, 떨어지는 꽃잎이 유독 서러운 날에도 아내의 빈자리는 늘 그의 가슴을 시리게 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시간을 먹고/세월을 토해내는 걸까/아니면 물 같이 흘러가고/바람같이 스쳐가는 존재인가/정답이 없는 것이/답인가”(세월은 가고 중)

강 시인은 스스로를 시의 언어와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삶의 풍경을 담아내는 그의 작품을 읽고 있자면 시어 하나 하나가 스산한 마음을 어루만진다. 무색하게 흘러가는 세월이 반짝이는 시어가 되기까지, 시인은 고된 시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강정식 시인은 “앞으로 언제까지 시를 쓸지 나 자신도 모르지만, 내가 쓴 시들의 본령(本領)은 분명히 안다”며 “그것은 내가 살아온 어제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오늘을 함께 지내지 못한 소중한 이들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덧붙였다.

지나간 세월 속 얼굴들을 떠올리며 써내려간 그의 시를 만나본다. 청어 刊, 167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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