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이양수 "대통령-당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야···개헌·행정구역 개편 논의 시작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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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강원도 당선자에게 듣는다]
"국민, 정부·여당 '불통'이라는 생각으로 투표···
정부가 잘 못하면 여당이 이해하고 설득해가야"
"대통령은 정의로운 사람 ··· 야당과 국민, 언론에
조금만 더 친절해지면 지지율 오를 것으로 생각"
"'친윤' 인기 하락, 대통령이 사랑 못받는다는 반증
지지율 높은 강한 대통령 될 수 있도록 행동해야"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제는 만악의 근원···권한 집중된
대통령직 때문에 멀쩡한 사람도 국회만 오면 이상해져"
"행정구역 개편 맞물려 선거구획정 논의도 이뤄져야"

이양수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22일 국회에서 강원일보 신형철 정치경제담당부국장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서울=박승선기자

"일단 대통령과 당이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정부와 대통령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민심의 방향타 역할을 해야죠. 더 나아가 22대 국회에서는 통치구조 개혁이나 행정구역 개편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의힘 이양수(속초-인제-고성-양양) 당선자와의 인터뷰는 4·10총선 당선자 총회가 있었던 날, 국회에서 이뤄졌다. 총선 참패와 당의 지도체제 등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혼란의 상황이지만 이 당선자의 생각은 명쾌했다. 보좌관으로, 청와대 행정관으로, 3선 국회의원으로 쌓은 내공 덕분일테다.

당선의 기쁨은 아주 잠시. 여당의 3선 중진으로, 지역구의 일꾼으로 짊어져야 할 과제가 또다시 앞에 놓였다.

■ 이겼지만 졌다. 민심은 무엇인가

"맞다. 강원도에선 선전했지만 전국적으론 참패다. 사실 총선 국면에서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었다. 일부 문제가 있는 야당 후보들까지 당선시키는 민심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혼란스러웠다. 당도 중요하지만 인물도 좀 봐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총선에서는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경향이 많고, 특히 대도시는 더 그렇다. 정부와 여당이 '불통'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시는거 같다. 그에 대한 투표였다고 본다. 우리가 좀 더 국민들과 소통을 해야 한다. 정부가 잘 못하면 여당이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중간다리가 되어서 국민과 정부의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

■ 대통령 지지율도 역대 최저다

"대통령은 정의로운 사람이다. 옳은 일을 한다. 건폭 문제나 연금개혁, 의사정원 문제 등 유불리를 떠나 옳은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욕먹기 싫어서 해야할 일 안하는 지도자들이 얼마나 많았나. 문제는 소통이다. 야당과 국민, 언론에게 조금만 더 친절해지면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쉽진 않다. 하지만 대통령이니 해내셔야 한다"

■ 국민의힘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대통령과 당이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론 여당이기 때문에 아예 척지고 살 수는 없다. 소통을 강화하면서 민심을 잘 전달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대통령실과 정부가 나아갈 수 있도록 민심의 방향타 역할을 해야 한다.

야당의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기 보다는 큰 틀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 몇 가지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민주당을 막는데 급급한 당이 됐는데 좀 더 큰 화두를 던져가면서 정국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실력은 된다. 우리당이 원래 경제분야 등에서의 실력과 능력은 앞선다. 다만 이런 당의 역량을 묶어내는 리더십이 형성되지 않은 것 같다. 비대위 체제를 너무 오래했다. 이제 그만하고 전당대회를 통해서 정통성 있는 당 대표가 들어서야 한다.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고 차근차근 개혁해 나가면서, 국민 마음을 얻어 가면서 여당다운 여당이 되야 한다"

■ 3선 중진이 됐는데, 무엇을 하고 싶나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내 마음대로 다 할 수 있겠나, 하하. 일단 국회 농해수위원회에서 지난 8년간 활동했으니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 발전을 위해 챙길 부분도 많아 기회가 닿는다면 농해수위원장을 해보고 싶다. 또 철도와 고속도로 사업이 많이 걸려 있는 국토위에 가서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다만 상임위원장 자리는 여야 협상 대상이지 않느냐. 어느 상임위가 우리당 몫이 될지 모르니 나중에 협상결과를 봐야할 것 같다.

당직은 지금 당장보다는 추후 대선 국면에서 사무총장을 해보고 싶다. 실무부터 실제 '선수'로도 뛰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힘든 자리지만 당을 승리로 이끄는데 기여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 원내대표 후보 물망에도 올랐지만 불출마를 택했는데

"주변에서 원내대표 도전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보다는 좀 더 확실한 리더십을 갖춘 후 하는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무게감이 있어야 당내는 물론 여야 협상에서도 힘을 받을 수 있지 않겠나. 그런 차원이다"

■ 흔히 '친윤'으로 분류된다. 국민이 '친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나

"친윤·비윤 가려가며 정치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지난 대선 때 현역 의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윤석열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했기 때문에 친윤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 같다.

'친윤' 인기가 떨어진다는 것은 현재 대통령이 사랑을 많이 못받고 있다는 반증이라 안타깝다. 요즘은 지지율 높은 대통령이 '강한 대통령'이다. 대선 때 공신들, '친윤'들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높일수도록 해야 한다"

이양수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22일 국회에서 강원일보 신형철 정치국장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서울=박승선기자

■ 22대 국회의 과제는

"일단 지역구 사업을 열심히 해야 한다. 동서고속철과 동해북부선을 적기에 완공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을 많이 확보하는게 목표다.

정치적으로는 통치구조 개혁과 행정구역 개편 등을 놓고 토론하는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에 과연 대통령 중심제가 맞는지, 조선시대 때 만들어진 현재의 행정구역을 계속 가져가는게 맞는지 심도있게 논의가 이뤄질 때가 됐다"

■ 대통령제를 이제 바꿔야 한다는 의미인가

"거창하지만 대한민국의 권력분산형 정치제도를 만드는 것이 저의 꿈이자 목표다. 개발도상국에는 대통령제가 맞지만 선진국은 아니다. 의원내각제가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그렇게 가야 한다.

저는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만큼은 대통령제가 만악의 근원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고심해서 투표를 하고, 그래도 괜찮은 사람을 뽑는데 멀쩡한 사람도 국회만 오면 이상해진다. 대통령직 때문이다. 대통령을 배출해야 모든 권한을 다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상대방을 악마화하고, 죽기 살기로 달려든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도로공사 사장을 왜 대통령실에서 임명하나. 도로공사가 100억원을 주든, 10억원을 주든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수 있는 전문가를 데려오는게 맞지 않나. 그걸 왜 정권에서 보내나.

그런데 의원내각제가 되면 그렇게 못한다. 다당제가 되면 과반을 넘기 위해서 서로 연합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완고했던 생각과 정책들이 융화된다. 다수당에서 총리를 내세우면 다 알아서 한다. 정부와 국회가 하는 일은 큰 강물이 나아가는 방향으로 제반만 쌓아주면 되는 거다"

■ 행정구역개편도 미뤄둔 화두이지 않나

"다음 대선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이걸 고민해야 한다. 현재의 행정구역 체계는 너무 비효율적이다. 전국적으로 각 지자체에서 상수도를 공급하고 있는데 엄청난 중복 비용이 든다. 권역별로 하든, 유역별로 하든 해야 하는데 시·군별로 따로 있으니 한 지역은 물이 남아 돌고, 한 지역은 부족하다. 이런거 하나만 봐도 행정구역 개편이 이뤄져야 하는것이다"

■ 행정구역 개편은 선거구획정과도 맞물려 있다

"그렇다. 행정구역 개편을 할 때 선거구획정을 같이 논의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는 인구를 절대 기준으로 했는데 헌법도 바꿔서 인구와 면적을 반영하도록 해야한다.

현 체제에서 국회의원들 손에 맡겨서는 선거구 획정에 대한 합의가 절대 이뤄지지 않는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유럽 방식을 도입해야는데 일정 면적을 일정 인구로 환산해 획정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도시와 농촌간 편차가 줄고, 4개 시·군이 하나의 선거구로 묶이지 않는다"

■ 주민들에게 한마디

"지난8년간 설악권 발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 다시 기회를 주신만큼 보다 큰 정치로 지역발전 견인에 최선을 다하겠다. 설악의 백년대계를 완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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