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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피플]의료파업 3달차 하버드 의대 교수가 본 한국의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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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19일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로 시작된 한국의 '의료 대란' 사태가 3달째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을, 의사단체는 '결사반대'를 외치는 사이 주민에게 필요한 의료를 만들기 위한 논의는 밀려난지 오래다.

하버드 의대 일차의료센터는 주민들이 아프거나 몸이 불편할 때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건강돌봄, 일차의료를 어떻게 잘 제공할 수 있을지 연구하는 세계적인 기관이다. 두옹 데이비드(David Duong)교수는 국제보건 일차의료 프로그램과 일차의료 형평성 부서 팀장으로, 세계 유수의 논문을 발표한 국제적인 학자다. 춘천 한림대에서의 심포지엄, 원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방문 등을 위해 강원도를 찾은 두옹 교수를 9일 춘천에서 만나 사태와 관련한 의견을 들었다.

두옹 데이비드 하버드대 교수가 9일 춘천의 한 호텔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최두원기자

■한국의 의사 집단행동, 어떻게 보고 있나="말하기 조심스러운 주제지만, 한국의 의료 환경을 되돌아볼 기회임은 분명하다. 한국의 환자들은 지금 자신들이 받고 있는 치료와 돌봄에 만족하나? 아마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논의의 초점을 옮겨, 어떻게 다른 의사를, 다른 방식으로 양성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의사 양성 시스템이 달라져야 한다는 뜻인가="맞다. 의사들이 주민의 삶을 알아야 한다. 이는 단순한 실습으로 불충분하다. 본과 과정을 이수하는 4년 내내 한 커뮤니티에 방문하고, 소속감을 가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환자의 건강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을 선생님으로 보고, 그들에게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의료는 환자의 건강과 안녕을 목적으로 하는 팀 플레이다. 의사에 의존하는 의료 시스템 안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은 환자다.

■그렇다면 지역에서는 뭘 해야 하나="시민은 의료 시스템에 대해 정치적인 질문을 던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주체다. 의사 면허는 환자의 건강과 안녕을 돌보라는 사회적 요청으로 부여받은 권한이다. 시민들이 현재의 의료 시스템 안에서 불행하다면 이제 다른 의사, '다른 지식'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강원도는 그 '다른 시도'를 하기에 좋은 장소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모델은 한국형 일차 건강돌봄의 시작으로도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전국적인 규모의 일차건강돌봄이 자리 잡으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진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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