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국철(강원예술고 교장) 작가가 오는 11일부터 강릉아산병원 갤러리에서 ‘지난 이야기 화폭에 담아본다’를 주제로 전시를 펼친다.
옛 것에서 정(情)을 느끼는 그는 사라지는 것들을 정교하고 치밀한 기법을 통해 화폭에 담아낸다. 색동옷감, 광목 같은 옛 옷감을 비롯해 놋그릇, 옹기, 자기 같은 예전의 정서를 드러내는 소재는 그에게 예술적 영감을 일깨우는 주체다.
어린 시절 할머니의 손에서 자란 그에겐 할머니와 어머니가 수놓은 바느질이 하나의 예술이었다.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감을 사용하기 보다는 투박하지만 정교하고, 어딘가 모르게 정감이 가는 옛스러운 것은 어릴 적부터 꾸준히 그의 삶에 영향을 끼쳐왔다. 그는 강한 과거의 힘을 비롯해 유년 시절의 추억도 자신의 그림 안에 눌러 담았다. 그래서 그의 그림 안에는 셈할 수 없는 무한한 크기의 세계가 담겨있다. 전시를 통해 그가 믿는 과거의 힘을 만나본다.

두텁게 쌓인 먼지 속에서 빼꼼이 드러낸 시간의 흔적을 더듬으며 장 작가는 계속해서 붓을 든다. ‘지나간 것들’, ‘버려진 것들’, ‘잊혀진 것들’이 그에게는 가장 소중한 것이 된다. 작가의 손끝에서 비로소 영원한 생명을 부여 받은 이들은 작품 속에서 유일한 주인공으로 남는다.
장국철 작가는 “세월에 떠밀려 기억에서 멀어진 정겨운 것들에 대한 그리움은 가슴과 뇌리에 늘 남아 맴돌고 그 시대적 정서에 다다라 깊이 잠기곤 한다”며 “지난날 누군가의 손길을 통해 만들어지고, 누군가의 손길에 쓰임을 받다가 세월이 지난 오늘날 나의 붓놀림을 통해 화폭에 담겨 되살아 현존 되고 먼 훗날 그림 속의 주인공이 되어 그 가치가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