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구 출신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년) 화백의 예술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박수근 미술상’의 아홉 번째 시상식이 지난 14일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 야외공원에서 열렸다. 강원일보와 양구군, 동아일보, 박수근미술관이 주최한 이날 시상식에서는 제9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홍이현숙(66) 작가에게 박수근 화백의 유화작품인 ‘아기보는 소녀(1963년 作)’를 조각으로 제작한 상패와 창작지원금 3,000만원이 전달됐다.
수상자인 홍이현숙 작가는 3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특정한 주제에 머무르지 않고 매번 새로운 시도를 거듭해 오고 있다. 특히 다수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기획을 통해 낙후되거나 사라지는 터전과 지역민의 삶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이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해왔다.
홍이현숙 작가는 “박수근 선생님이 가지고 계신 일상성을 비롯해 가장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려고 하는 모습이 저와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박수근 선생님의 개성적이고 독특한 느낌을 제가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번 상을 계기로 조금 더 열심히 개성적인 작업물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 열심히 배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홍이현숙 작가는 고독한 예술가의 삶을 살아오면서, 자신의 작품성을 지켜온 고결함이 박수근 선생의 삶의 태도와 일치한다”며 “실천적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준 홍이현숙 작가에게 이번 상이 희망이 되고, 열정적으로 창작에 몰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최병수 강원일보 부사장은 “양구군이 박수근미술관을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해서 자랑스럽다”며 “깊이 있게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파고드는 홍이현숙 화백의 작업 세계가 박수근 화백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수상자를 배출해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수상자인 노원희 작가의 수상작가전 개막식이 진행됐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이용욱 양구경찰서장, 용석진 양구소방서장, 손병진 양구문화원장, 이인범 박수근미술상 운영위원장, 박진흥 박수근미술관명예관장을 비롯한 박수근 화백 유족과 역대 수상자인 황재형, 김진열, 차기율 작가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