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천 출신 박흥선 작가가 오는 30일까지 국립춘천박물관에서 ‘기억 바다 하늘 숲 작은 바람’을 주제로 전시를 펼친다.
그는 회화의 탈장르화, 탈캔버스화, 탈평면화를 이루어내는 작업을 꾸준히 펼쳐왔다. 미술장르가 갖는 회화적 가치와 개념에 초점을 두기도 해 다양한 기법을 통한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탄생 시키기도 했다. 게다가 그는 스무 번 이상의 칠 작업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독특한 요철과 물감의 질료적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 있도록 한다. 그는 매년마다 개인전에서 ‘memory’ 시리즈를 선보이는데, 이번 전시에서도 회화와 설치, 미디어 작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의 모티브가 된 자연의 일부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다. 지속적인 붓질로 탄생 된 작품은 그가 캔버스에 담고자 하는 대상과의 경계를 허무는 가장 중요한 작업 중 하나다.

이러한 작업 방식을 채택하며, 그는 개인적인 기억의 단상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공유를 실천하는 기억의 확장성과 공공성을 화두로 작업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물감의 우둘투둘한 현상과 독특한 질감을 유발해 보는 이의 시선이 여러 곳에 자연스레 스며들고, 휘발되도록 한다. 마치 화면 자체가 자연의 일부로 변형되는 듯 하다. 이처럼 그는 캔버스와 캔버스를 잇는 작업을 통해 새로운 공존의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박흥선, 그가 만들어 낸 기억의 세계 안에서 우리는 삶을 성찰하고 더 나아가 따스한 위로를 받아 본다.
박흥선 작가는 “저의 예술 매체는 광역하면서도 독자적인 특성을 띄고 있다.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등의 다양한 장르를 수용하면서도 장르 간의 자유로운 융복합 방식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 형식을 구축해왔다”며 “구상과 추상, 개념의 영역을 넘나들고 종합하는 개성적인 언어의 세계를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