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우리는 석탄을 먹으며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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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법진 작가, ‘석탄가루의 물성과 고원풍경의 감성’
31일부터 태백 석탄박물관서 개인전

◇최법진 作 귀로

고향이 장성이다보니 장성광업소 취직이 매우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동료들과 서로 함께 의지하고 퇴근 후 보낸 즐거운 시간들이 추억으로 남아있다.

한순간에 다가온 폐광으로 모든 게 착찹할 뿐이다.

김기문 / 장성광업소에서 37년 10개월 근무.

올 6월 국내 최대 규모인 태백 장성광업소가 역사의 뒤안길로 저물었다. 이처럼 사라져가는 지역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최법진 작가가 31일부터 태백 석탄박물관에서 개인전을 펼친다.

지역의 작가로서 지역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한 그는 ‘석탄가루의 물성과 고원풍경의 감성’을 주제로 장성광업소에서 근무한 24명의 광부를 인터뷰했다. 인터뷰마다 석탄가루로 만든 그의 작품이 어우러져 전시에 몰입도를 높인다. 그에게 있어 석탄 가루는 태백에서 만난 영감 넘치는 소중한 작업의 재료다. 수묵화의 농묵과 같이 사용해 강렬한 인상과 에너지를 응축시킬 뿐만 아니라 이에 따라 발생하는 여백은 꾸밈이나 과도함이 없는 자유로움까지 드러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석탄의 위대함을 예술의 소재로 사용하며,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100년을 다시 시작하자는 의미다.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석탄이 예술적 소재로 사용된다는 점이 이색적일 뿐만 아니라 장성광업소 퇴직자들의 소회 및 감동 등을 전시 도록에 기록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고취 시키고 있다. 최법진 작가는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석탄 산업의 역사와 문화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와 석탄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8월 2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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