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나무 그림자에 깃든 ‘쉼’과 ‘명상’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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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근화백 손자 박진흥 개인전 ‘광기 光記: 드리워지다’

◇박진흥 作 ‘드리워진 나날들. 갤러리 반디트라소 제공.

30여 년간 ‘쉼’과 ‘명상’을 화두로 작품 활동을 펼쳐 온 박진흥(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 작가가 6일부터 서울 성북동 갤러리 반디트라소에서 개인전을 선보인다. ‘광기 光記: 드리워지다(Archice of the Light:cast)’를 타이틀로 한 이번 전시는 양구출신 국민화가 박수근 화백의 손자인 작가가 전환기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첫 번째 전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인도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박 작가는 델리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한 뒤 호주로 건너가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인도와 호주를 오가며 활발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던 그는 현재 양구 박수근마을에 정착해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박 작가는 인간의 내면과 쉼, 명상을 탐구하는 독창적인 표현을 통해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작품 속에서 인간을 상징하는 이미지와 오브제, 그림자는 쉼을 갈구하는 자아의 모습을 나타낸다.

◇박진흥 作 ‘드리워진 그날’. 갤러리 반디트라소 제공.

특히 이러한 이미지는 30여 점의 회화뿐 아니라 입체화된 조형물로 등장해 설치 작품에까지 그 의미가 확장된다. 최근 그의 관심은 박수근 화백의 나목(裸木)을 연상케 하는 나무의 그림자에 머물러 있다. 김진엽 미술평론가는 그림자에 대해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로 현실의 아픔과 고통을 감내해 주기도 하고 더 나아가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보여주는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나무의 의연하고 초연한 속성에서 영감을 받아 나무 그림자를 즐겨 그리는 박 작가는, 이를 빈 하늘과 빈 땅, 빈 벽으로 확장해 비움과 채움이 가져다주는 명상의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인간이 쉼을 얻는 과정에 대한 질문과 그 답을 찾아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3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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